[천지일보=이지솔 기자] 2017년 마지막 날인 31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거리가 연말연시를 맞은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31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2017년 마지막 날인 31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거리가 연말연시를 맞은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31

“불경기로 시장에 외국인 관광객들만 보여”
“경기 안정돼 상인들도 가족과 함께 보내길”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올해는 장사가 많이 어려워서 아쉬웠어요. 내년에는 오늘처럼 항상 손님들이 많았으면 좋겠고, 경기불황도 나아져서 돈을 많이 벌었으면 좋겠어요.”

2017년 마지막 날인 31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 시장 골목에서 만난 식당 주인 김성례(69, 종로구)씨가 이같이 말했다.

연말에도 전통시장인 남대문시장 상인들은 쉬지 않고 일하며 하루를 보내야 했다.

이날 남대문시장 거리에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연말 분위기에 외출을 나온 사람들과 중국인, 일본인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사람들은 두툼한 패딩 점퍼 등을 껴입고 몸을 웅크리며 남대문시장 거리를 둘러봤다.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2017년 마지막 날인 31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거리에서 한 시민이 한 연로한 상인에게 물건 값을 지불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31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2017년 마지막 날인 31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거리에서 한 시민이 상인에게 물건 값을 지불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31

상인들의 말에 따르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돼 구경만 하는 사람이 많았다. 한낮인데도 셔터가 굳게 닫힌 점포도 듬성듬성 보였다.

시장 이곳저곳에서는 상품을 판매하려는 상인들의 호객 소리만 들릴 뿐 물건을 구입하는 사람을 찾긴 쉽지 않았다.

시장 안쪽에서 손수레 위에 타올을 파는 금순혜(65, 중구)씨는 “불경기라 한국 사람은 안보이고 죄다 외국인 관광객들만 보인다”면서 “한국 사람은 때 타올 하나만 사라고 해도 벌벌 떨고 외국 사람들은 관심조차 없다”고 토로했다.

금씨는 새해 소망으로 “돈이 없어 혈액투석에 걸렸는데 치료도 잘 못했다”며 “내년에는 아프지 않고 오래 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나마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연말로 나온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호떡, 떡볶이, 튀김 등 먹을거리를 파는 노점들은 활기를 띤 모습이었다.

관광객들은 삼삼오오 모여 한국의 길거리 음식들이 신기한 듯 음식 만드는 과정을 지켜보며, 서툰 손길로 천원짜리 지폐 몇 장을 꺼내 음식값을 치렀다.

내일이면 수험생이 된다는 김소현(18, 중구)양은 “올해 공부를 많이 못해서 아쉬운 마음이 든다”면서 “오늘만 맛있는거 먹으면서 놀고 공부할 예정”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또한 김 양은 연말에도 일하는 상인들을 바라보며 “나는 맛있는 걸 먹어서 좋지만, 연말에도 가족들과 함께 하지 못하고 일하는 모습이 안타깝다”며 “경기가 얼른 안정돼서 상인들도 연말연시를 가족들과 함께 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2017년 마지막 날인 31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거리에 상인들이 쉬지 않고 일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31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2017년 마지막 날인 31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거리에 상인들이 쉬지 않고 일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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