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남북체육교류협회 사무실에서 김경성 이사장이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의 참가가 유력하다고 말하며 웃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28
27일 남북체육교류협회 사무실에서 김경성 이사장이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의 참가가 유력하다고 말하며 웃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28

 

김경성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 인터뷰

北 체육계에 긍정적 답변 얻어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최근 2년 만에 재개된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축구대회(U-15)를 마치고 돌아온 김경성(58)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이 2018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의 참가가 유력하다고 밝혔다.

김경성 이사장은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4일간 중국 윈난성(雲南省) 성도 쿤밍에서 ‘제3회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 축구대회’를 성공리에 마치고 돌아왔다. 이 대회는 남북 선수들이 2년 만에 만났다는 것과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으로 열린 남북교류 사업이었다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가 컸다.

아리스포츠컵 대회는 그간 군사적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도 지속적으로 남북 선수단이 참가해 남북 간 긴장상태를 완화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해왔다. 2014년 제1회 대회는 연천 포격전이 있었음에도 해당 지역인 경기도 연천에서 개최됐고, 2015년 제2회 대회는 경기도 접경지 목함지뢰 폭발이 있었음에도 8월 평양에서 9박 10일간 드라마 같은 평화스토리를 만든 바 있다.

이번 대회는 2년 만에 재개됐고, 특히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할 수 있도록 대화와 요청을 하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27일 남북체육교류협회 사무실에서 만난 김경성 이사장은 “이번 대회는 최악의 남북상황을 돌파하고 북한의 참가 가능성을 상당히 높이는 결정적 역할을 했고, 북한의 참가가 사실상 확실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이번 대회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스포츠교류는 유엔 제재 사항에 포함이 안 돼 있으며, 오히려 유엔에서 장려하고 있다. 그러나 전 정부에서 스포츠교류마저 정치적 환경에 의해 중단과 허용을 반복했고, 이것은 오히려 남북관계를 악화시킨 원인제공뿐 아니라 내년 2월 평창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에도 북한을 초청하는 명분을 많이 잃어버렸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통해 상당히 해소 됐을 뿐 아니라 참가 가능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대회 기간 북측과 여러 가지 대화를 나눴는데 주된 내용은 평창이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대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통해 북한에 공식 참가를 제안했고, 북한의 4.25체육위원회가 우리의 적극적인 노력을 관련기관에 잘 전달해서 좋은 역할을 하겠다는 긍정적 답변을 얻었다고 김 이사장은 설명했다.

김 이사장은 “강원도가 평창이 DMZ에서 100㎞ 거리밖에 되지 않는데, 북한이 참가를 하지 않는다면 성공적 개최가 안 되니 북한의 통큰 결단을 해달라고 호소했고, 북한을 위해 강원도가 크루즈를 준비한 것도 말하며 이것이 북측에 충분한 참가명분을 줬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크루즈는 북한 원산에서 북한응원단과 선수단을 태워 강릉에 도착한 뒤 대회기간 내내 정박해 있으면서 이 안에서 경호와 숙박시설을 모두 해결할 수 있다. 이런 강원도의 정성이 북측에 상당한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는 데도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김 이사장은 강조했다.

이외에도 김 이사장이 북한의 참가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는 것은 북한 체육위원장이 북한 내 권력 서열 상위에 들만큼 높은 직책에 있다는 점도 하나로 꼽았다. 4.25체육위원회에서 참가에 대한 긍정적 답변을 했고 이에 대한 의견을 잘 전달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더 있다는 얘기다.

마지막으로 김 이사장은 우리 정부의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참가 요청을 하는 것도 필요하고, 남북 스포츠교류를 장려하고 확대 지원해야 한다. 또 이와 함께 어떠한 남북 돌발 상황이 생기더라도 정치적 환경에 따라 스포츠를 통한 남북 교류를 절대 막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김 이사장은 10년 넘게 북한 4.25체육단 소속 남녀 축구선수에게 무상으로 축구화를 비롯한 장비와 기술 등을 지원해왔으며 스포츠교류에 대한 그의 열정은 북한의 깊은 신뢰로 나타났다. 그는 4년간 북한여자축구단에 아낌없는 지원을 했고 우승까지 할 수 있도록 한 공로를 인정받아 북한에는 그의 이름을 딴 ‘김경성 체육인 초대소’가 건립됐다. 북에 세워진 남한 사람의 초대소는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과 김 이사장뿐이며 생존인물로는 김 이사장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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