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다사다난했던 丁酉年을 마감하며
[사설] 다사다난했던 丁酉年을 마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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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닭의 해인 정유년은 그야말로 격동의 해였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나고, 조기 대선을 통해 새 정부가 탄생했다. 대지진에 수능이 연기된 것을 비롯해 수많은 재난과 재해도 있었다. 변화의 흐름을 타고 숨죽였던 약자들의 불만과 아우성도 터져 나왔다. 적폐가 드러나고 권력으로 법을 짓밟았던 권력자와 측근, 재계의 비리도 연이어 확인됐다. 권력이 곧 법이던 세상에 변화가 시작된 것이다. 정치·사회뿐 아니라 종교계도 변화를 겪었다. 당장 내년부터 시행될 종교인과세를 앞두고 끊임없이 갑론을박이 있었고, 결국 필요성이 제기된 지 50년 만에 시행이 확정됐다. 종교인과세가 종교계 투명성에 기여할 것인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저항을 뿌리치고 시작됐다는 자체에 의미가 적지 않다. 

특히 개신교계는 올해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은 해였다. 500년 전 교황의 면죄부와 가톨릭 전반에 만연된 부패를 조목조목 지적한 95개조의 반박문은 당시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에 힘입어 전 유럽까지 퍼져나갔고, 잠자던 유럽을 깨웠다. 중세 역사가 루터의 종교개혁 이전과 이후로 나뉠 만큼 한 사람이 지구촌 역사에 끼친 영향은 어마어마했다. 그러나 루터가 교황청에 대항할 당시 누구도 이런 변화가 올 것이라고 생각지 않았다. 설령 루터가 옳더라도 교황청을 바꾸는 일은 불가능하다 여기며 권력에 맞선 루터를 말렸다. 이런 저항 속에서도 루터는 신앙인의 양심을 걸고 꾸준히 잘못을 지적하고 변화를 촉구했다. 결국 뜻을 굽히지 않은 한 양심가가 지구촌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역할을 한 것이다. 

그렇게 탄생한 개신교지만 500년이 지난 지금 개신교는 과거 천주교의 부패를 그대로 닮았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라지만 실상은 목사의 영광을 위해 교회 건축에 힘을 쏟고 이런저런 이유로 헌금 걷기에 혈안이 돼 있다. 부자세습, 변칙세습 등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교회를 사유재산처럼 자식과 가족에게 물려주고 상상을 초월하는 비리로 사회면을 장식하고 있다. 깨어 있는 종교인들은 지금이야말로 한국교회가 개혁할 때라고 외친다. 500년 전 루터의 외침은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것과 다름없었다. 그러나 진실이었기에 세상을 바꿨다. 참으로 다사다난 했던 정유년, 한국교회는 물론 우리 사회는 진실과 진리가 거짓말과 비진리보다 강하다는 걸 깨달았어야 한다. 무술년 새해는 권력이 법이던 시대는 가고 진실만이 인정받고 승리하는 해가 되길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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