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1987’에 소품으로 등장하는 ‘마이마이’. (제공: CJ엔터테인먼트)ⓒ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27
영화 ‘1987’에 소품으로 등장하는 ‘마이마이’. (제공: CJ엔터테인먼트)ⓒ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27

 

‘연희’가 듣던 유재하의 ‘가리워진 길’부터

마이마이·TV가이드·서류 등까지 재현해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1987년 6월 항쟁은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국민들의 힘으로 이뤄졌다. 이름 없는 국민들의 희생과 용기는 철옹성 같던 군사 독재를 무너뜨렸다.

6월 항쟁의 30주년인 올해 당시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1987(감독 장준환)’이 오는 27일 개봉한다. 영화는 1987년 1월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조사받던 22살의 대학생 박종철이 사망하고 사건이 은폐되자 진실을 밝히기 위해 발 벗고 뛰었던 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다룬다.

특히 당시로 되돌아간 듯 1987년의 느낌을 고스란히 살려낸 소품들이 등장해 이목을 집중시킨다.

영등포교도소 교도관 ‘한병용(유해진 분)’은 사건의 진실을 세상에 알리는 데에 힘을 보태려고 수감 중인 민주화 운동 인사 ‘이부영(김의성 분)’과 도피 중인 재야인사 ‘김정남(설경구 분)’ 사이에서 비밀 서신을 배달한다. 검문에 걸리면 국가보안법 사범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한병용은 비밀 서신이 담긴 잡지를 퇴근길에 챙겨 나른다.

이때 등장하는 잡지가 ‘TV가이드’다. TV가이드는 당시 주간방송편성표 및 방송 프로그램 소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잡지로, 많은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다. 보통 영화에서 소품으로 사용하는 잡지는 단순히 출력해서 사용하지만 영화 속 잡지는 당시 사용했던 종이의 무게와 재질을 그대로 재현했다. 수감 중인 이부영이 교도소에서 한병용에게 넘길 때 사용된 TV가이드는 실존 인물이 쓴 편지를 토대로 똑같이 재현한 것이라는 후문이다.

영화 ‘1987’에 소품으로 등장하는 ‘TV가이드’. (제공: CJ엔터테인먼트)ⓒ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27
영화 ‘1987’에 소품으로 등장하는 ‘TV가이드’. (제공: CJ엔터테인먼트)ⓒ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27

 

한병용은 검문에 걸리기 딱 좋은 인상이다. 이 때문에 조카 ‘연희(김태리 분)’에게 서신 전달을 부탁한다. 매번 서신 전달 때문에 티격태격하기는 하지만 87학번으로 대학에 입학한 연희에게 깜짝 선물 마이마이를 준비한다. 1980년대에는 걸어 다니면서 노래를 들을 수 있는 마이마이가 대단히 혁신적인 물건이어서 젊은이들 사이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영화를 촬영하면서 마이마이를 처음 본 김태리는 “실제로 마이마이를 보니 정말 귀여웠다. 당시 연희가 얼마나 좋아했을지 이해가 갔다”고 소감을 말했다. 영화에서 연희는 유재하의 ‘가리워진 길’을 들어 관객들을 1987년의 세월 속으로 완전히 빠지게 만든다.

영화 속에는 대공수사처, 서울지검 등 당시 기관에서 사용하는 많은 서류가 등장한다. 제작진은 1980년대 만들어진 타자기로 직접 활자를 쳐서 해당 서류들을 완성했다. 부서마다 사용하는 서체가 달라 제작진은 실제로 글자를 쓸 수 있는 사람을 직접 섭외했다.

영화 ‘1987’에 소품으로 등장하는 서류들’. (제공: CJ엔터테인먼트)ⓒ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27
영화 ‘1987’에 소품으로 등장하는 서류들’. (제공: CJ엔터테인먼트)ⓒ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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