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봉은사에서 열린 북한과 포르투갈과의 월드컵 예선 2차전 경기 응원단이 “우리는 하나‘라는 피켓을 들고 응원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봉은사, 북한 vs 포르투갈 경기 응원 장소 제공

[천지일보=이길상 기자] “One-Korea.” “우리는 하나.” 21일 밤 봉은사 보우당 앞 주차장에서 남아공 월드컵 G조 북한과 포르투갈과의 경기 응원이 펼쳐졌다. 응원단은 손에 한반도기와 ‘우리는 하나’라는 작은 피켓을 들고 북한선수를 응원했다.

이날 명진스님은 “봉은사에서 북한선수를 응원하도록 장소를 제공 한 것에 대해 말들이 많았지만 결정하길 잘했다”며 “한반도 정세가 좋지 않은 이때 북측선수를 응원하는 것은 남다른 뜻과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수많은 사람이 죽는 전쟁은 어떤 경우에라도 일어나서는 안 된다”며 “전쟁은 두려운 것이다. 전쟁을 막기 위해서는 평화보다 더 큰 대의(大義)은 없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스님은 “정대세의 패스를 박지성이 골을 넣는 날이 통일되는 날”이라며 “통일이 되기 위해서는 외세의 간섭이 없어야 한다. 화해·상생을 바탕으로 통일되는 그 날까지 힘차게 나가자”라고 말했다.

이날 응원단 중 언론의 관심이 집중된 사람이 있었다. 박광재(47, 경기도 하남시 덕풍동) 씨는 북한 정대세 선수가 브라질과의 경기를 앞두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목에 걸고 나와 큰 주목을 끌었다.

박 씨는 “북한 선수들이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고 동포로서 동질감을 느끼게 됐다”며 “빨리 통일이 되면 좋겠다”고 전했다.

분당에 사는 한 50대 여성은 “한국과 북한이 결승전에서 만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응원을 했다”며 “북한이 한골도 넣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서운해 했다.

한편 봉은사는 북한전 응원 장소 제공과 관련, 일부언론 보도에 대한 해명을 했다. 봉은사는 “‘라디오21’의 제안을 받아들여 장소를 제공하는 것일 뿐, 진실을 알리는 시민 모임(진시알)과는 어떤 협의도 없었다”며 “따라서 명진스님의 요청에 의한 것도 아니며 진알시가 봉은사에서 북한전 응원행사를 진행하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봉은사는 “한 민족으로서 북한 선수들의 선전을 바라는 염원에서 관람 장소를 제공하는 것일 뿐”이라며 “진보 측에서든 보수 측에서든 이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