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역전 현상’ ‘높은 습도’ 수도권 미세먼지 축적 부추겨
[천지일보=강병용 기자] 성탄절 연휴 국내 하늘을 가득 메웠던 고농도 미세먼지는 중국에서 유입된 미세먼지와 대기 정체로 인한 국내 미세먼지의 축적이 합쳐진 결과로 분석됐다.
25일 환경부 대기질통합예보센터에 따르면, 성탄 연휴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원인 분석 결과 지난 23일에는 중국 북부지역에서,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은 중국 남부지역에서 각각 서풍 기류를 타고 미세먼지가 국내로 대거 유입됐다.
특히 대기질통합예보센터의 분석에 의하면 이때 대기 정체 현상까지 나타나면서 국내에서 배출된 미세먼지도 축적됐다. 중부와 남부 내륙지역을 중심으로 풍속이 저하돼 대기가 정체됐다. 광주, 대구, 경북 내륙의 경우 분지 지형상 정체가 가중됐다.
실제로 지난 23일 오후 9시경 서울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매우 나쁨(101㎍/㎥ 이상)’ 수준으로 올라갔고 광주를 비롯한 대구와 경북 내륙도 대체로 높은 미세먼지 농도를 나타냈다. 여기에 대기역전 현상까지 발생하면서 미세먼지 축적을 부추기는 꼴이 됐다.
대기역전 현상은 밤새 냉각됐던 지면 상공에 남해상에 있던 고기압의 영향으로 따뜻한 남풍 계열의 바람이 불어 대기 역전층이 만들어지면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높은 고도일수록 온도가 낮아져 순환이 일어난다. 하지만 역전층이 생기면 상하 방향의 대기 혼합을 막아 오염물질이 지면 가까이에 쌓인다. 이때 질소산화물이나 암모니아 등 미세먼지 2차 생성 원인물질도 함께 축적된다.
이날 습도 역시 높았다. 수도권 지역의 경우 지면에서 가까운 고도로 남풍 계열의 바람이 불어 습도도 다소 높게 유지됐다. 습도가 높을 경우 대기 중 미세먼지 농도는 더욱 짙어지는데 유리한 조건이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은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했던 지난 23일 정오부터 오후 6시경까지를 제외하면 습도가 75%를 넘었던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