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지솔 기자] 25일 서울 중구 주교좌명동대성당 앞 말구유 안에 아기 예수가 안치돼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25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25일 서울 중구 주교좌명동대성당 앞 말구유 안에 아기 예수가 안치돼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25

염수정 추기경 “생명 존중해야”
한국교회 ‘평화’ 염원 한목소리
설정스님 “예수 삶 되새기자”

[천지일보=강수경·이지솔 기자] 25일 성탄절을 맞아 종교계가 일제히 성탄메시지를 발표했다. 종교계는 성탄절을 축하하며 가난하고 고통받는 이웃과 함께 성탄의 기쁨을 누리자고 당부했다.

천주교는 최근 논란이 되는 낙태죄 법안 폐지에 대해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또한 남·북한의 평화를 기원했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참 생명을 수호해야 한다”며 “어떤 경우에도 교회는 잉태된 생명, 즉 인간배아도 온전한 인간이며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약하고 힘없는 생명을 마음대로 없앨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고 분명하게 가르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생명의 가치를 존중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 경제력이 없고 비생산적이고 무력한 사람, 병들고 노쇠한 사람은 사회에서 제거돼도 무방하다는 주장이 나올지도 모른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러면서 염수정 추기경은 “이를 위해 특별히 지도자들의 책임이 더 막중하다고 생각한다”며 정치인들에게 “부디 행복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근본 토대가 ‘생명 존중’임을 잊지 말기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끝으로 그는 “남북이 진정으로 화해를 이뤄 하루빨리 한반도에 평화의 날이 올 수 있도록 평화의 모후이신 성모님의 전구를 청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김희중 의장은 “생명존중과 평화건설은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를 이루기 위한 밑바탕”이라며 “생명 넘치는 삶과 평화에 대한 노력으로 생명과 평화의 주님을 우리 삶의 주인으로 모실 수 있는 한 해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주요 교단들의 연합기구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대표회장 전계헌·최기학·전명구·이영훈 목사)은 “한국교회는 나사렛의 첫 성탄절 때처럼 침묵하고 경청하자”면서 “하나님께서 한국교회에 말씀하시는 음성을 듣자”고 밝혔다. 한교총은 “평화의 왕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맞이하는 성탄절에 세상에 가득한 전쟁의 소문과 위협을 듣는다”며 “사랑과 평화의 복음은 길거리 소음에 묻히고 귀를 기울여 듣는 사람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에 한교총은 “우리의 목소리를 높이기 전에 이웃의 음성을 듣지 않는 잘못을 나부터 회개하자. 세상의 고단한 살림살이에 시달리며, 가난과 질병으로 탄식하는 아우성을 온몸으로 껴안자. 때로는 부당한 탄압 아래 억울함을 호소하는 신음을 듣자”고 덧붙였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엄기호 목사)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 교회와 성도, 대한민국과 북한뿐 아니라 온 세계 위에 충만하기를 기도한다”고 밝혔다. 이어 “성탄의 참된 의미를 마음 깊이 되새기며, 높아지기보다는 낮아지기를, 가지기보다는 비우기를, 섬김받기 보다는 섬기기를 택하는 그리스도의 삶을 실천하자”고 말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이홍정 목사)도 지난 14일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모든 군사적 행동이 멈춰야 한다는 성탄 메시지를 발표했다.

NCCK는 전쟁 위기가 고조되는 한반도 상황을 언급하면서, 분단 폭력에 시달리는 한반도 민족공동체에 치유와 화해와 평화통일의 길이 열리는 기쁜 소식이 전해지기 바랐다. 또한 “하나님의 평화는 평화적 수단을 통해서만 (이 땅에) 성취될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러면서 “한반도와 팔레스타인과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는 모든 군사적 행동들이 중단되고 반(反)평화적 조치들이 철회되는 평화의 소식이 전해지기 소망한다”는 뜻을 전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은 성탄 축하 메시지에서 “평온의 하얀 빛으로 오신 예수님 탄생을 축하한다”며 “낮은 곳에서 어려운 이웃을 먼저 챙기고 살피신 예수님의 삶을 되새겨야 한다. 낮은 마음으로 함께 일구는 겸손과 양보의 미덕은 서로의 신뢰를 더욱 굳게 한다”고 밝혔다. 설정스님은 “세상의 평화를 위해 함께 힘을 합쳐야 할 한겨레, 진보와 보수 모두가 조화의 기운이 넘칠 수 있도록 정진하자”고 당부했다.

조계종은 2010년부터 매년 종교화합의 의미를 담아 조계사 앞에 트리를 마련하고, 축하 메시지를 발표해오고 있다.

성서에 따르면 예수는 하나님이 구약 선지자들에게 예언한 대로 탄생했고, 하나님의 품에 있었던 유일한 하나님의 아들이다. 예수는 죄가 없었지만, 육신을 입고 태어나 하나님이 약속한 예언을 모두 이룬다.

일테면 예수를 가진 마리아와 요셉이 베들레헴에서 애굽으로 건너가기까지의 상황조차도 어쩔 수 없이 이동한 것처럼 보이나, 사실은 구약 선지서에 예언이 돼 있던 내용이었다.

그리고 그 예언대로 이루어졌다. 이 같은 사실은 신앙인들에게 있어서 약속한 것을 반드시 이루는 하나님을 믿는 근거가 되고 있다. 이 때문에 기독교 신앙인들이 믿는 믿음은 약속하신 하나님이 반드시 그 약속한 것을 이룬다는 믿음이며, 또 이뤄질 때 보고 이뤄진 것을 믿는 믿음이다.

또 예수의 행적이 스스로가 만든 것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믿음을 더해주는 대목이다. 더 나아가서 예수가 신약을 통해 다시 올 것을 약속한 그 예언에 대한 믿음의 바탕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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