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한 저축은행 창구에서 시민이 직원과 상담하고 있는 모습. (출처: 연합뉴스)
서울시내 한 저축은행 창구에서 시민이 직원과 상담하고 있는 모습.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가계의 금융 자산 증가율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24일 통계청,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의 가계금융 복지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가구의 평균 금융자산은 9784만원으로 1년 전보다 1.5% 늘었다. 2012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금융자산은 예금, 적금, 펀드, 주식, 채권 등 저축액과 전·월세 보증금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저축액 증가세가 더 꺾였다.

올해 가구 평균 저축액은 7283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1.3%로 전체 금융자산 증가율에도 미치지 못했다. 전·월세 보증금은 2501만원으로 1년 전보다 2.0% 늘었다.

금융자산 증가율 둔화는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015년 3월 1.75%로 내려가며 처음으로 1%대 시대를 열더니 6월 1.50%, 작년 6월 1.25%로 사상 최저 기록을 연달아 갈아치웠다. 사상 최저금리 상태는 지난달 30일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기 전까지 지속됐다.

저축을 해도 ‘쥐꼬리’ 이자 때문에 금융자산을 늘릴 수 없다는 상황이다. 대신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아 내 집 장만에 나서는 분위기다.

2016년 주택 거래량은 105만 3000건으로 집계됐다. 사상 최대였던 2015년(119만 4000건)보다 줄었지만 2007∼2013년 연간 거래량이 100만건 이하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은 숫자가 아니다. 주택 구입을 위해 보유하고 있던 저축 등을 깨면서 금융자산 증가율도 둔화할 수밖에 없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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