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제천=이현복 기자] 21일 오후 충북 제천시 하소동 피트네스센터 화재 사고 현장. 화재가 진압된 가운데 시커멓게 탄 건물 잔해가 모습을 드러냈다. 창문에선 흰 연기가 피어 오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21
[천지일보 제천=이현복 기자] 21일 오후 충북 제천시 하소동 피트네스센터 화재 사고 현장. 화재가 진압된 가운데 시커멓게 탄 건물 잔해가 모습을 드러냈다. 창문에선 흰 연기가 피어 오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21

경찰, 발화 원인·스프링클러 미작동 이유 집중 조사

[천지일보=강병용 기자] 29명의 목숨이 희생된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참사 당시 건물 내 356개의 스프링클러가 모두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은 이유가 건물주가 일부러 잠가놓았기 때문이라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파문이 커질 전망이다.

23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21일 제천시 하소동의 9층짜리 스포츠센터에 큰불이 났을 때 건물 내 화재 감지비상벨은 울렸지만 356개 스프링클러는 모두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수 생존자는 화재 당시 스프링클러가 하나같이 작동하지 않았다고 증언하고 있다. 조사에 들어간 소방당국은 1층 로비에 있는 스프링클러 알람 밸브가 폐쇄돼 모든 층의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통상 스프링클러는 화재 발생 시 알람밸브의 압력이 떨어지면 배관이 열리고 작동한다. 그러나 화재 땐 알람밸브가 제 역할을 못해 모든 층의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실시한 소방특별조사 때 정상 판정을 받았다.

건물 소유주인 이모(53)씨가 고의로 스프링클러 알람 밸브를 잠가 놓았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일어 파문은 더욱 커지고 있다. 건물주가 스프링클러와 관련해 누수 사고가 빈번하자 수리 등을 이유로 밸브를 아예 잠가 버렸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2층 여성 사우나의 창고로 불법 전용돼 막혀버린 비상구 입구에 탈출구를 찾아 헤맨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손길 흔적이 남아있다. 총 29명의 사망자 중 20명의 사망자가 이 곳에서 발생했다. (출처: 연합뉴스)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2층 여성 사우나의 창고로 불법 전용돼 막혀버린 비상구 입구에 탈출구를 찾아 헤맨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손길 흔적이 남아있다. 총 29명의 사망자 중 20명의 사망자가 이 곳에서 발생했다. (출처: 연합뉴스)

1차적으로는 필로티 형태 건물 구조가 이 같은 피해를 키운 것으로 추정된다. 2015년 1월 5명이 숨지고 125명이 다친 2015년 1월 의정부 대봉그린 아파트 화재도 필로티 구조로 돼 있어 필로티 구조에 대한 대책이 촉구됐으나 만들어지지 않았다. 이에 이번 사고 역시 인재라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제천경찰서에 꾸려진 경찰 수사본부는 이러한 주장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23일 건물주 이씨를 만나 조사할 예정이며, 안전시설 설치 및 관리 상태, 소방점검, 불법증축 여부 등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현재 이씨는 화재 당시 부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한편 경찰과 소방청, 검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가스안전공사, 한국전력 등 6개 기관의 합동 현장 감식도 계속 진행된다. 감식팀은 이날 오전과 오후로 나눠 불에 탄 건물 주차장 내 차량과 발화물 흔적 찾기에 주력한다. 감식팀은 건물 내 CCTV 8점과 주차장 내 차량의 블랙박스 4개를 수거해 국과수에 보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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