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출처: 교황청 홈페이지)
프란치스코 교황. (출처: 교황청 홈페이지)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황청의 최고 행정조직인 쿠리아 내 일부 성직자들이 야심과 허영심으로 가득차 개혁에 방해가 되고 있다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1일(현지시간) 바티칸 사도궁에 모인 추기경, 주교 등 쿠리아 고위 성직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이같이 비판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교황은 쿠리아 고위 성직자들 앞에서 “야심과 허영심으로 가득찬 일부 관료들로 인해 쿠리아의 이미지가 타격을 받고 있다”며 “로마를 개혁하는 것은 칫솔로 스핑크스를 청소하는 것과 비슷하다. 인내심과 헌신 그리고 섬세함이 요구된다”고 개혁 작업이 쉽지 않음을 토로했다.

그는 “교황청 쿠리아를 위해 일하는 이들 중 능력이 있고 충성스러운 사람들도 있다”면서도 “일부 성직자들은 교황청의 비효율과 시대에 뒤떨어진 관료주의를 개혁하라는 임무를 부여받았음에도 야망과 허영심에 빠지곤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교황은 “이들은 섬세한 절차를 걸쳐 해고됐는데 해고된 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 대신 조직의 희생양인 것처럼 거짓 주장을 펼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2013년 취임 이후 전임자인 베네딕토 16세 시절 발생한 재정 문제 등을 개혁하기 위해 재정 시스템을 정비하고 과감한 개혁을 추진했다.

지난 6월에는 교황청 회계책임자로 일하던 리베로 밀로네는 돌연 사퇴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몇 달 후 밀로네는 사퇴와 관련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한 것이었다고 폭로해 파문이 일기도 했다.

밀로네는 지난 9월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와의 인터뷰에서 밀로네는 “나는 자발적으로 사퇴한 것이 아니다. 사퇴하지 않으면 체포될 것이라는 위협에 어쩔 수 없이 사표를 썼다”고 폭로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이어 “교황청 고위 성직자의 불법 행위 가능성을 조사한 과정에서 괘씸죄에 걸려 ‘날조된 혐의’로 사퇴를 압박받았다”고 주장했다.

교황청은 밀로네의 폭로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며 즉각 반박 성명을 냈다. 교황청은 밀로네의 사퇴 이유에 대해 “외부 회사를 불법으로 고용해 교황청 관리들의 사생활을 감시해왔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밀로네는 월권행위를 저질렀다. 이에 책임을 지고 자진해 사표를 제출한 것”이라면서 “밀로네가 (교황청과) 상호 합의된 비공개 원칙을 깬 것에 대해 유감”이라고 밝혔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