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화재] 의정부에 이어 또 마감재 때문에… 29명 사망자 낸 참사
[제천화재] 의정부에 이어 또 마감재 때문에… 29명 사망자 낸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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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제천=이현복 기자] 21일 오후 충북 제천시 하소동 피트네스센터 화재 사고 현장. 화재가 진압된 가운데 시커멓게 탄 건물 잔해가 모습을 드러냈다. 창문에선 흰 연기가 피어 오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21
[천지일보 제천=이현복 기자] 21일 오후 충북 제천시 하소동 피트네스센터 화재 사고 현장. 화재가 진압된 가운데 시커멓게 탄 건물 잔해가 모습을 드러냈다. 창문에선 흰 연기가 피어 오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21

가연성 내장재로 불길 번져 화 키워
필로티 입구로 유독가스 집중 유입
“불연재, 만들어놔도 시장형성 안돼”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지난 21일 충북 제천 한 스포츠센터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인해 29명이 사망한 가운데 건물 전체로 불이 번지게 된 요인으로 ‘가연성 마감재 사용’이 지적되고 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많은 사망자를 낸 이번 화재는 스포츠센터 건물 외벽에 불에 취약한 마감재를 사용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불길이 삽시간에 번짐으로 인해 시민들이 대피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22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충북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 ‘노블휘트니스 스파’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여자 23명, 남자 6명 등 모두 29명이 희생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 밤사이 남자 1명을 제외한 사망자 28명의 신원은 모두 확인됐다.

앞서 지난 21일 오후 4시경 하소동에 위치한 9층짜리 스포츠센터의 1층 주차장에서 전기공사 도중 화재가 발생했다. 불길은 순식간에 위로 치솟았고 수많은 인명피해를 가져왔다.

특히 2층 여성 사우나 시설에서는 20명의 사망자가 발견될 정도로 피해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시설은 필로티 구조의 1층 발화 지점과 가장 가까운 지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6~8층의 경우 내장재 대부분이 가연성 물질을 포함하고 있어 불길을 키운 것으로 분석됐다. 3~5층은 다른 층과 달리 사망자가 없었는데 이는 2층에 비해 대피할 여유가 있었고 상대적으로 가연성 물질이 적었던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추측됐다.

[천지일보 제천=이현복 기자] 21일 오후 충북 제천시 하소동 피트네스센터 화재 사고 현장. 화재가 대부분 진압된 가운데 건물 지붕에선 아직도 연기가 솟아 오르고 있다. 건물의 깨진 유리와 외벽이 처참한 화재 순간을 보여주고 있다.ⓒ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21
[천지일보 제천=이현복 기자] 21일 오후 충북 제천시 하소동 피트네스센터 화재 사고 현장. 화재가 대부분 진압된 가운데 건물 지붕에선 아직도 연기가 솟아 오르고 있다. 건물의 깨진 유리와 외벽이 처참한 화재 순간을 보여주고 있다.ⓒ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21

이날 건물 곳곳이 가연성 내장재로 돼 있어 급속히 불길이 번졌고 이로 인해 인명피해가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제천시는 사고가 난 건물이 최종 마감재로 ‘드라이비트 공법’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드라이비트는 스티로폼에 시멘트를 바른 단열재로 불에 굉장히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발생 시에는 시멘트 안쪽에 붙은 불이 스티로폼에 옮겨 붙으면서 유독가스를 발생시키고 삽시간에 불이 번진다. 이번 화재사고에서도 드라이비트 공법에 사용된 내장재가 타면서 많은 양의 연기와 유독가스를 발생시키고 9층까지 불길이 번지게 된 것으로 분석됐다.

드라이비트는 지난 2015년 5명이 숨지고 130여명이 부상당한 의정부 아파트 화재 당시 피해를 키웠던 소재로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에도 불은 1층 필로티 주차장에서 시작됐지만, 불이 가연성 외벽을 타고 위층과 옆 건물로 옮겨 붙으면서 피해규모를 키웠다.

소방당국은 “처음 사고가 발생한 스포츠센터 1층에는 차량 15대가 주차돼 있었고 이곳에는 여성사우나로 들어가는 출입구가 있었다”며 “차량이 타면서 발생한 연기와 유독가스가 출입구를 통해 유입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성 사우나의 자동문 앞에서는 사망자가 다수 발견됐는데 사고 당시 이 문이 작동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는 “건물 외벽 마감 시 비용이 저렴한 드라이비트 공법을 주로 사용한다”며 불에 잘 타지 않는 불연재가 생산됨에도 시장형성이 안 되는 부분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최 대표는 “드라이비트 공법은 건물 마감재 선정 시 상당히 보편적으로 쓰인다. 왜냐하면 대리석 등 다른 마감재들과 비교해봤을 때 저렴하고 단열성능이 우수하기 때문”이라며 “이로 인해 불연재 성능으로 만들어진 제품이 많지만 시장형성이 안 되고 있어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스포츠센터 건물이 필로티 구조라서 중앙 입구에 위치한 계단을 통해 유독가스가 굴뚝을 타고 올라가듯이 집중적으로 옮겨졌다”면서 “원래 필로티 건물 1층에서 (불이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차단벽을 내리기도 하는데 이번에는 고장 난 건지 아예 설치가 안 됐는지 확인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혁신적인 안전대책을 내지 않으면 문제가 계속해서 반복될 것”이라며 “잇따라 안전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지금 안전 예산 투입, 규정 확립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1일 오후 4시께 화재가 발생한 충북 제천시 하소동의 한 스포츠센터에서 불이 나 소방대원들이 진화하고 있다. (독자제공)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21
21일 오후 4시께 화재가 발생한 충북 제천시 하소동의 한 스포츠센터에서 불이 나 소방대원들이 진화하고 있다. (독자제공)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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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사탕 2017-12-23 08:49:53
불에 잘 타지 않는 마감재가 있는데도 값싼 마감재가 아궁이 역할을 하도록 방치하는 안전불감증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