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화재] 사망자29명 중 28명 신원 확인… 女사우나 피해 커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지난 21일 충북 제천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29명이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망자 중 20명은 2층 여성 사우나 시설에서 나올 정도로 피해가 집중됐다.

22일 충북도 소방본부는 전날 충북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 ‘노블휘트니스 스파’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여자 23명, 남자 6명 등 모두 29명이 희생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밤사이 남자 1명을 제외한 사망자 28명의 신원은 모두 확인됐다.

특히 2층 여성 사우나 시설에서는 20명의 사망자가 발견될 정도로 피해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시설은 필로티 구조의 1층 발화 지점과 가장 가까운 지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건물 곳곳이 가연성 내장재로 돼 있어 급속히 불길이 번졌고 이로 인해 피해가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2층 여성 사우나에서 발견된 사망자 20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9명은 6층(헬스장)에서 2명, 7층(헬스장)에서 4명, 6층과 7층 사이 계단에서 2명, 8층(레스토랑)에서 1명씩 수습됐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처음 사고가 발생한 스포츠센터 1층에는 차량 15대가 주차돼 있었고 이곳에는 여성 사우나로 들어가는 출입구가 있었다. 차량이 타면서 발생한 연기와 유독가스가 출입구를 통해 유입됐을 것으로 소방당국은 보고 있다.

또 여성 사우나의 자동문 앞에서는 사망자가 다수 발견됐는데 사고 당시 이 문이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나왔다. 6∼8층의 경우 내장재 대부분이 가연성 물질을 포함하고 있어 불길을 키운 것으로 분석됐다.

3~5층은 다른 층과 달리 사망자가 없었는데 이는 2층에 비해 대피할 여유가 있었고 상대적으로 가연성 물질이 적었던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추측됐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제천 화재참사 현장을 직접 방문할 예정이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9시 30분경 인명 수색작업을 계속하면서 정확한 화재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과 합동 감식에 나섰다.

현재 시신은 제일장례식장, 명지병원, 제천서울병원, 세종장례식장, 보궁장례식장에 안치돼 있다. 신속한 수습을 위한 ‘범정부 현장대응 지원단’이 제천시청에 설치돼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