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과함께’ 스틸.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신과함께’ 스틸.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상상만 해오던 저승 세계 눈앞에서 펼쳐져

이승과 저승 넘나드는 장대한 이야기

감독, 원작 웹툰 영화적인 변형 꾀해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저승이 어떤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감독 김용화, 신과함께)’은 관객을 상상만 해오던 저승 세계로 인도한다.

‘신과함께’는 화재사고 현장에서 아이를 구하다가 죽음을 맞이한 ‘자홍(차태현 분)’이 사후 49일 동안 7개의 재판을 거치는 과정을 담은 판타지 드라마다. 영화는 한국 고유의 전통 설화에 신선한 상상력을 덧입혀 이승과 저승,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장대한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차원의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다.

“김자홍 씨께선 오늘 예정대로 무사히 사망하셨습니다.”

화재 사고 현장에서 여자아이를 구하고 죽음을 맞이한 소방관 ‘자홍(차태현 분)’ 앞에 저승차사 ‘해원맥(주지훈 분)’과 ‘덕춘(김향기 분)’이 나타난다. 덕춘은 자홍을 정의로운 망자 ‘귀인’이라며 치켜세우지만, 자홍은 자기 죽음이 믿기지 않아 혼란스럽다.

저승으로 가는 입구인 초군문에서 그를 기다리는 건 다른 한명의 차사 ‘강림(하정우 분)’이다. 차사들의 리더인 강림은 앞으로 자홍이 겪어야 할 7개의 재판에서 변호를 맡아준다.

저승 법에 의하면 모든 인간은 사후 49일 동안 7번의 재판을 거쳐야만 한다. 살인, 나태, 거짓, 불의, 배신, 폭력, 천륜 7개의 지옥에서 7번의 재판을 무사히 통과한 자만이 환생해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다.

‘염라대왕(이정재 분)’에게 천년 동안 49명의 망자를 환생시키면 자신들 역시 인간으로 환생시켜 주겠다는 약속을 받은 삼차사들. 이들은 변호하고 호위해야 하는 48번째 망자이자 19년 만에 나타난 의로운 귀인 자홍의 환생을 확신한다. 그러나 재판에서 자홍의 과거가 하나둘씩 드러나고, 예상치 못한 고난과 맞닥뜨린다.

영화 ‘신과함께’ 스틸.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신과함께’ 스틸.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의 원작인 웹툰 ‘신과함께’는 주호민 작가의 대표작으로 연재 당시 네이버웹툰 조회 수 전체 1위는 물론이고, 45만권 이상의 단행본 판매를 기록한 인기 작품이다. 이뿐만 아니라 ‘명작 웹툰’으로 선정돼 재연재가 시작된 후, 매회 별점 9.98 이상의 높은 수치를 기록하며 명실상부한 웹툰계의 전설로 회자하고 있다.

웹툰을 영화화하는 건 부담감이 큰 작업이다. 원작 팬들의 높은 기대감에 대한 부담감과 평면적인 이미지에 영혼을 불어넣어 더 생동감 있게 만들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신과함께’ 역시 제작 전부터 많은 대중의 기대를 받는 동시에 우려의 목소리도 들었다. 이에 김용화 감독은 원작의 큰 틀은 그대로 가져오되 영화적인 변형을 꾀했다. 한국영화 사상 처음으로 1, 2부가 동시에 제작됐으며, 2시간 내외 안에 내용을 담기 위해 3부작을 2부작으로 줄였다. 평범한 회사원인 자홍은 소방관이라는 극적인 설정으로 바뀌었다. 원작에서 자홍의 변호를 맡았던 진기한 변호사 역할은 삼차사가 나눠 가졌다.

영화 ‘신과함께’ 스틸.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신과함께’ 스틸.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막상 뚜껑이 열리니 이전에 했던 걱정은 무색해졌다. 김 감독은 완성도 높은 CG를 구현했으며, 한국적인 정서를 가져와 드라마적인 요소로 버무렸다.

무엇보다도 주목해야 할 점은 단연 저승 세계다. 상상 속 공간인 저승 세계가 눈앞에서 실감 나게 펼쳐진다. 특히 김 감독은 49일 동안 열리는 7개의 지옥 재판을 통과하지 못해 받는 지옥의 형벌을 생생하게 표현했다. 그렇다고 거부감이 들진 않는다. 제작진은 VFX(비주얼 이펙트) 기술을 활용해 저승의 공포스럽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애썼다.

덕분에 관객은 자홍의 재판 여정을 따라가며 살면서 지은 죄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이처럼 새로운 설정에 보편적인 가족애와 정의, 선(善)을 더해 영화는 가슴 뭉클한 감동을 자아낸다. ‘미녀는 괴로워’ ‘국가대표’ ‘미스터고’ 등을 연출한 김용화 감독의 특기가 나오는 부분이다.

영화 ‘신과함께’ 스틸.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신과함께’ 스틸.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들에게도 이 영화는 도전이었다. 최소한의 세트 배경과 소품 앞에서 상상력에 의존해 연기를 해야 하기 때문. 하정우, 차태현, 주지훈, 김향기 등의 배우들은 그린매트 너머의 저승을 떠올리며 연기했다. 이들은 낯선 촬영 현장임에도 보이지 않는 원귀와 맞서 싸우며 강도 높은 액션을 선보이는 것은 물론 7개 지옥의 재판 속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감정까지 완벽하게 표현해냈다.

‘신과함께’는 익숙하고 뻔한 상업영화계에서 실험적인 시도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낯선 장르에 한국형 판타지 블록버스터라는 새로운 길을 개척했기 때문이다.

저승 세계를 그린 1편 말미에는 ‘성주신’ 역을 맡은 마동석이 등장해 2편을 이어준다. 마동석의 짧고 강렬한 등장은 다음 편을 기대하게 하기 충분했다. 내년 여름께 개봉할 2편에서는 이승 세계를 다루며, 저승 삼차사의 숨겨진 사연들이 공개될 예정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