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강 김덕수

팔정도(八正道)는 무엇인가? 부처님께서 해탈 열반을 증득하는 법으로 제시한 가르침이 이른바 계정혜 삼학(戒定慧 三學)의 실천이다. 계율을 청정히 하는 증상계학(增上戒學), 선정(禪定)을 열심히 닦는 증상심학(增上心學), 지혜를 열심히 닦는 증상혜학(增上慧學)을 계정혜 삼학이라 한다. 팔정도는 계정혜 삼학을 실천하는 최고의 방편이며, 중도(中道)의 실천법이다.

1) 정견(正見)-바른 견해
정견이란 내가 당면한 모든 경계에 있어 연기법(緣起法)에 근거하여 삼법인(三法印)과 사성제에 입각해서 진리의 안목으로 보는 것을 말한다. 이 우주와 그 우주 속에서의 삶은 인과법(因果法)으로 되어 있으며 인과생멸(因果生滅)하는 무상한 존재이며 무상하므로 괴로움이며 실아실체(實我實體)가 없는 무아이며, 허망하여 실체가 없는 공(空)이며 연기성공(緣起性空)인 중도실상(中道實相)의 존재로 보는 것을 말한다. 근본불교에서는 삼법인을 정견의 기준으로 삼고 대승불교에서는 제법실상인(諸法實相印)을 정견의 기준으로 삼는다.

부처님께서는 팔정도를 설하실 때 정견은 세 가지 방법에 의하여 얻을 수 있다고 하셨다. 첫째는 불제자들이 부처님께서 설하신 진리의 말씀을 듣고 정견에 들어가는 방법이 있고, 둘째는 독학이나 철학자들처럼 깊이 사유관찰(思惟觀察)하여 정견에 도달하는 경우, 그리고 셋째는 수행을 통하여 깨달음을 얻고서 정견에 드는 경우가 있다. 정견을 갖고 인생을 살아가면 나에게 닥치는 행과 불행이 모두 자작자수(自作自受)임을 깨닫고 재물ㆍ이성ㆍ명예 등의 오욕(五慾)도 무상한 도리임을 알아 집착을 여의게 되며 모든 번뇌ㆍ망상도 공(空)도리로 다스려 마음을 쉬게 할 수 있다.

2) 정사유(正思惟)- 바른 생각
정사유란 탐심의 경계나 진심(瞋心, 성내는 마음)의 경계가 남을 해하려는 어리석은 마음이 생겨날 때마다 정견이라는 보검으로 싹을 잘라 의업(意業)을 청정케 하는 수행을 말한다. 정사유의 기능은 의업을 청정케 하고 몸과 말과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다.

3) 정어(正語)- 바른 말
망어(妄語) 기어(奇語) 양설(兩舌) 악구(惡口)의 경계에 부딪쳤을 때 망어라는 거짓말은 사실적인 말로 바꾸고, 기어라는 과장하거나 진실하지 않는 말은 진실한 말로 바꾸고, 양설이라는 이간질하는 말은 화합시키는 말로 바꾸며, 악구라는 험악한 말은 고운 말, 친절한 말을 사용하도록 변화시켜야 한다. 주역에도 수사택기성(修辭擇其城)이란 글귀가 있다. 언사와 행실은 그 사람의 인품을 결정하는 지표다. 그러므로 언제나 정견을 토대로 말을 제대로 구사한다면 구업(口業)이 청정하게 되어 누구나 훌륭한 인품의 소유자가 될 수 있다.

4) 정업(正業)-바른행위
몸과 관련된 업으로 살생(殺生)ㆍ투도(偸盜, 남의 것을 훔치는 것)ㆍ사음(邪淫, 음탕한 일)의 문제를 다스리는 수행이 정업에 해당한다. 살생을 불살생으로 바꾸려면 해불지심이 없어져야 한다. 살아있는 모든 생명을 아끼고 사랑하는 대자대비한 마음이 곧 불성이며 천연성인데 견성하거나 소위 도를 통해야 가능한 일이다. 투도를 불투도로 바꾸려면 근면성실한 삶만이 가장 진실되며 허망하지 않다는 인식을 심어주어야 한다.

사음을 불사음으로 바꾸려면 예의와 염치를 알게 하여 도덕적으로 바른 삶을 살아가도록 하며 사음이 야기시키는 문제점들을 명확하게 인식시킨다. 부부 간의 정상적인 음양교합도 지나치면 본인들의 몸을 상하고 건강을 해치는데 하물며 사음에 있어서랴? 올바른 부자라면 마음으로의 간음도 얼마나 스스로에게 해가 되는지를 잘 알 것이다.

5) 정명(正命)-바른 생계 
정명이란 올바른 직업을 갖고서 의식주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다. 정명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신구의 삼업(身口意 三業)이 청정한 삶이 되어야 한다. 삼업이 청정해지면 정명은 저절로 갖추어진다. 삿된 생계인 사명(邪命)에는 마약매춘, 오락으로 하는 사냥, 술을 타는 행위, 무기 밀매 등이 있는데 삿된 생계에 종사하면 자손들에게 그 악업보가 바로 미침을 알게 해주어야 한다. 그렇게 이룩한 부는 지속되지도 않고 자손들에게는 재앙으로 되돌아옴을 알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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