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연 한국트리즈 경영아카데미 원장

모 미술 월간잡지의 편집장은 ‘기계적 예술가’라는 제목에서 작금의 예술에 대하여 이렇게 얘기하였다. “글을 쓴다는 것은 하나의 기계적인 공정과정으로 변했다. 글쓰기는 제조업이고 출판사는 유통업이다. 노래도 가슴이 없는 노래가 많다. 생산성을 중시하는 예술가는 제조기이며 기계보다 더 기계와 같은 인간이 된 달인이다. 예술가가 지향해야 할 것은 기계가 아니라 기계가 만들어내고자 하는 불편한 진실이다.”

‘원본없는 복제’ 즉, 돈을 벌기 위해 일하다 보면 자칫 자기 이미지를 망칠 수 있다. 그러나, 원본없는 복제의 정신을 역발상적으로 생각하여 크게 성공한 앤디 워홀은 다음과 같이 회고한 바 있다. “내가 잡지사에서 구두 그림을 그려 주는 일을 할 때 나는 구두 한 개당 얼마를 받았다. 그때 나는 내가 버는 돈이 얼마인지 알려고 구두 수를 세곤 하였다. 나는 구두 그림 개수로 살았다.” tHE pHILOSOPHY OF aNDY wARHOL에 나오는 얘기이다. 나는 일부러 대문자, 소문자를 바꾸어 그의 책 제목을 쓴다. 그리고, 나는 주장한다. “예술가가 영혼을 갖고 기계를 이용하여 자신의 또는 타인의 영혼을 복제하는 것은 무죄이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그리스로부터 2대 0의 작은 승리를 거두며 월드컵 원정 첫 16강 진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어느 분은 나에게 보낸 메일에서 “지난 토요일 저녁은 얼마나 신이 났는지 모릅니다. 역시 우리 국민들의 저력은 정말 대단합니다. 평소 관심을 갖지 않다가도 국가 대항전일 때는 온 국민이 한마음이 되어 응원하지요. 그 덕분에 이번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반드시 16강 이상에 진출하리라 믿습니다”라고 하였다.

어떤 일로 좌절하고 어떤 일로 아주 들뜨는 삶보다는 항상 평정을 유지하는 내공이 필요한 시대이다. 냄비 끓듯이 반짝 뜨거워지는 감정, 생각, 행동은 바람직하지 않다. 마치 월드컵에서 승리한 기분으로 일 년을 보내면 스스로 행복해지지 않을까?

지인들과 함께 트리즈 3수준 교육에 참가하였다. 6시그마 MBB로서의 나는 창조적 문제해결을 위하여 10년 전부터 수많은 시간을 투자하여 트리즈 공부를 하였다. Classical TRIZ 및 USIT, ASIT, I-TRIZ 등 소위 동시대 트리즈(Contemporary TRIZ)를 섭렵하면서 느낀 것은 하나다. 문제해결에서 크게 중요한 것은 통섭의 개념과 문제의 정의 두 가지이다. 무엇을 활용할 것인가와 무엇을 문제로 볼 것인가가 성과에 100% 영향을 준다.

이 세상에는 많은 지식과 스킬이 있다. 어느 지식과 스킬을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문제 해결력이 차이를 보이고 문제를 제대로 잡으면 효과도 크다. 그러나, 문제가 아닌 것을 붙잡고 씨름하는 사이, 건강한 에너지가 파괴되기 시작한다. 미술도 트리즈로 작업할 수 있다고 하였더니 어느 교수가 나에게 질문을 하였다. “트리즈는 과학에만 적용될 수 있는 게 아닙니까?” ‘한 원리는 모든 사람에게 적용 가능하고 모든 원리는 한 사람에게 적용 가능하다’는 진리를 이 분은 잘 모르는 것 같다. 법정스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이것이 있음으로써 저것이 있고 이것이 없으면 저것도 없다.’라는 연기법의 공식을 깨우치는 게 통섭의 지혜이다. 인연을 생각하는 게 통섭의 시작이다.

나는 최근 링크나우에서 ‘통섭과 미술’이라는 제목으로 지인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내가 주장하는 것은 세상의 여러 지식을 나의 문제 해결에 사용하자는 것이다. 미술은 삶이 표현하는 것이다. 손으로 작품을 만들지 말고 머리와 가슴으로 만들자는 얘기이다. 즉, 작가가 경영, 기술, 예술의 융합을 꾀하여야 제대로 된 작품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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