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60주년을 맞아 여러 가지 행사가 열리고 있다. 정부와 민간단체가 이해타산을 따지지 않고 타국 참전용사를 위한 보은 행사를 준비해 세계의 귀감이 되고 있으니 칭찬 받을 만하다. 어떤 나라도 자국의 전쟁을 수행한 타국 군인을 우리나라처럼 대우하지는 않는다. 우리나라의 예우에 감동을 한 참전 용사들은 “다시 불러도 한국을 위해 싸우겠다”고까지 말한다.  

21일에는 국회 정무위원회가 ‘참전국과 참전용사들에 대한 감사 결의안’을 의결했다. 6.25 참전국과 그 장병들에게 제대로 감사의 뜻을 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국회는 결의안에서 미국과 영국‧호주‧캐나다 등 참전국 16개국은 물론 의료지원 및 경제적‧인도적 지원을 해준 국가들을 일일이 언급하며 감사의 뜻을 밝혔다.

이처럼 대외적으로는 참전 용사들에 대한 예우가 잘 진행되고 있지만 국내 사정은 아쉽기만 하다. 정작 우리나라 참전용사들은 노숙자와 같이 길게 줄을 서서 무료 급식을 타야만 하는 생활고를 겪고 있다. 자존심이 강한 사람들은 차마 줄을 서지 못해 아예 밥을 굶는다고 한다. 그나마 집에서 먹을 때도 반찬은 김치가 전부인 경우가 허다하다.

지난 5월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6.25 참전용사의 월평균 총소득은 37만 116원에 불과했다. 이 돈으로 아파트 임대료와 공과금을 내고 나면 쌀을 사기도 빠듯하다. 장애인보다 못한 처우다. 6.25 참전용사뿐만 아니라 고엽제 후유증을 앓고 있는 월남참전용사, 돌봐주는 사람 없이 쓸쓸히 죽어가는 독립투사의 신음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정부는 국가를 위해 희생한 사람들을 꼭 기억해야 한다. 참전용사가 끼니 걱정을 하는 나라를 위해 어느 누가 목숨을 초개같이 버리고 전쟁터로 나가겠는가. 의회는 참전용사와 독립투사가 금전적인 고통을 겪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아울러 정부는 시‧군마다 제각각인 참전군인 명예수당도 차별이 없이 지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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