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년만에 최대’ 美감세안 의회 통과… 트럼프 첫 입법 승리(종합)
‘31년만에 최대’ 美감세안 의회 통과… 트럼프 첫 입법 승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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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하원에 이어 이날 세제안의 상원 통과 후 백악관의 축하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지도자들에 둘러싸여 발언하는 모습. (출처: 뉴시스)
19일(현지시간) 하원에 이어 이날 세제안의 상원 통과 후 백악관의 축하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지도자들에 둘러싸여 발언하는 모습.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세제개편 법안이 20일(현지시간) 미국 의회 최종 관문을 통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취임 후 얻게 된 첫 ‘입법 승리’다.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안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법인세 최고세율을 대폭 낮추는 ‘법인세 감세’다. 중산층 감세 조치도 포함돼 있지만, 전반적으로 기업들의 세(稅) 경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게 중론이다.

◆핵심은 법인세… 부유층·대기업 혜택 집중

이번 법안으로 인한 감세 효과는 향후 10년간 1조 5000억 달러(1630조 원)로 집계된다. 이 중 법인세와 관련된 금액은 1조 달러가량에 달할 것으로 분석된다.

미 언론들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법인세 최고세율은 현행 35%에서 21%까지 14%p나 떨어진다. 이는 지난 1986년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이후로 31년 만이다.

여기에 각종 감면 혜택을 받더라도 최소 20% 세율을 적용하는 일종의 최저한세 제도인 ‘법인 대체최소세’도 폐지됐다. 외국에서 벌어들인 자금을 본국에 송금할 때 부과되는 세금인 ‘송환세’도 35%에서 12~14.5%까지 인하됐다.

개인소득세 최고세율은 현행 39.6%에서 37%로 낮아진다. 다만 2025년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자녀 1인당 자녀세액공제는 1000달러에서 2000달러로 인상했다. 상속세를 공제 받는 금액은 기존 560만 달러(61억원)에서 1120만 달러(122억원)까지 배로 뛰었다.

감세 혜택은 중산층·서민까지 대부분 누리게 되지만, 실질적으로는 부유층과 대기업에 혜택이 집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업이 고용·투자를 늘리면서 결과적으로 중산층 소득까지 늘어나는 이른바 ‘낙수 효과(트리클 다운 이펙트)’를 노렸다는 설명이나 기업들이 고용과 투자를 늘리지 않는다면 재정적자만 커질 위험성도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사모펀드 매니저, 사립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 당장 세무 일거리가 늘어나게 되는 회계사와 변호사 등도 수혜를 보게 된다”면서 “누구보다 승자는 부동산 재벌인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라고 평가했다.

◆세계는 감세 전쟁 중… 한국은 역주행

이번 세제개편안으로 미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법인세 최고치에서 최저치로 내려갈 전망이다.

OECD의 평균 법인세율은 2000년대 들어 감소 추세다. 2000년 30.2%였던 OECD 평균 법인세율은 지난해 22.5%까지 꾸준히 줄었다. 미국뿐 아니라 세계 주요국들이 일제히 법인세 인하를 추진하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도 29.97%인 법인세율을 10%p가량 떨어뜨리겠다는 방침을 최근 정했으며 영국도 19%인 현 법인세를 2020년까지 17%로 인하하기로 했다.

프랑스에서도 현 33.3%인 법인세율을 5년 동안 25%까지 낮출 예정이며 스페인, 노르웨이 등 다수의 국가가 올해 법인세율을 낮추거나 인하를 추진하는 등 친기업 정책에 나서는 모양새다.

전 세계가 미국으로의 자금 회귀를 막기 위한 감세 전쟁에 돌입했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 올해 법인세율을 22%에서 25%로 인상, 미국보다 법인세 최고세율이 4%포인트 높아진다. 이에 세계의 흐름과 역행하면서 국내 수출 대기업들의 해외 이탈이 가속하고, 우리 기업의 경쟁력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이에 대해 기업 총소득 대비 납부한 세액의 비율인 실효세율은 우리나라가 OECD 내에서도 하위권이기 때문에 해외와 비교해 실질적으로 내는 법인세는 낮은 수준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가 영국 옥스퍼드 대학 기업조세센터 자료를 인용 분석한 데 따르면 특히 각종 세액공제 및 비과세·감면 등으로 한계실효세율은 OECD 내에서 세 번째로 낮아 실질 세 부담은 최저 수준으로 분석됐다.

◆통상분쟁 신호탄?… “국제협약 위배”

미국 뉴욕의 증권거래소 앞에서 19일(현지시간) 한 여성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세제개편안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했다가 경찰에 체포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미국 뉴욕의 증권거래소 앞에서 19일(현지시간) 한 여성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세제개편안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했다가 경찰에 체포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이번 세제개편안은 미국에 사업기반을 두고 있는 기업에 혜택을 주고 제조업의 본국 귀한을 촉진하려는 취지를 담은 ‘미국 우선주의’가 반영됐다. 이에 개편안이 무역 차별을 조장하는 데 악용될 수 있고 글로벌 무역전쟁의 도화선이 될 것이라는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미 의회 표결에 앞서 독일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의 주요 5개국 재무장관은 미국의 세제개혁이 국제협약에 위배된다며 우려를 담은 공개서한을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에게 전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세제개편안이 세계무역기구(WTO)의 조항 및 기업의 조세회피 방지를 위한 BEPS(조세 관련 금융정보 교환) 프로젝트와 맞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감세안이 미국과 EU 사이에 투자와 무역의 흐름을 심각하게 방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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