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만화방 숨바꼭질 전’에 관람객이 들어가고 있다.ⓒ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20
‘우리동네 만화방 숨바꼭질 전’에 관람객이 들어가고 있다.ⓒ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20

‘우리동네 만화방 숨바꼭질 전’

 

전문 전시장 아닌 도심 속 한옥서 진행

편안한 관람 위해 쿠션 마련하기도 해

김성진 대표 “전시, 부담 없이 즐기시길”

[천지일보=지승연 기자] 한파가 이어지고 있는 20일 서울 종로구 계동의 한 골목을 찾았다. 카페·부동산이 즐비한 골목 한가운데 각종 캐릭터들로 꾸며진 한옥 한 채가 서 있다. 익숙하지 않은 풍경에 힐긋거리던 사람들은 이내 한옥 안으로 들어간다. 이곳은 ‘우리동네 만화방 숨바꼭질 전’이 진행되고 있는 게스트하우스 앞이다.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는 20여년간 만화를 그린 이향우, 신명환, 최인선, 변병준 등 4명이다. 작가들은 방을 한개씩 배정받아 그 안에 자신들의 작품을 설치했다. 방뿐 아니라 거실, 부엌, 마당에도 참여 작가들의 만화를 활용한 소품들이 잔뜩 전시돼 있다.

‘우리동네 만화방 숨바꼭질 전’ 내부ⓒ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20
‘우리동네 만화방 숨바꼭질 전’ 내부ⓒ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20

이번 전시의 분위기는 여타 전시회와 사뭇 달랐다. 전문 전시장이 아닌 한옥에서 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또 지하에 마련된 다과실은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무엇보다 ‘만지지 마세요’ ‘들어가지 마세요’라는 안내 문구가 잘 보이지 않아 눈길을 끈다. 오히려 누워서 작품을 관람할 수 있도록 쿠션을 대량 펼쳐놓은 방도 있다.

‘우리동네 만화방 숨바꼭질 전’ 내 다과실.ⓒ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20
‘우리동네 만화방 숨바꼭질 전’ 내 다과실.ⓒ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20
‘우리동네 만화방 숨바꼭질 전’ 관람객들이 책을 읽고 있다.ⓒ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20
‘우리동네 만화방 숨바꼭질 전’ 관람객들이 책을 읽고 있다.ⓒ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20

전시를 공동 기획한 장혜령 아트디렉터는 “작가의 일상을 보여주는 전시를 하고 싶었는데, 전시장보다는 일상적인 곳에서 하고 싶었다”며 “그런데 일상공간을 개방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라서, 집과 비슷한 정서가 묻어있는 게스트하우스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옥이라 작가들의 나이를 생각했을 때 정서적으로 통하는 면도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우리동네 만화방 숨바꼭질 전’에 참석한 변병준 작가가 자신의 방에서 작품을 보고 있다.ⓒ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20
‘우리동네 만화방 숨바꼭질 전’에 참석한 변병준 작가가 자신의 방에서 작품을 보고 있다.ⓒ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20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만화작업뿐 아니라 클레이 캐릭터 인형을 만들거나, 설치미술가·큐레이터·영화감독으로 활동하는 등 다양한 작업을 한다. 전시장에서 만난 변병준 작가는 “기획자가 출판만화 작업 외에 다른 것도 하는 작가들을 모았다”며 “처음 전시 얘기를 들었을 때 혹시나 작품이 망가지지는 않을까 살짝 걱정했지만, 막상 오픈하고 나니 관람객들이 조심해서 봐 주시더라”고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우리동네 만화방 숨바꼭질 전’은 20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종로구 북촌 한옥마을 인근 게스트하우스 우당에서 진행된다. 네명의 작가는 21일부터 24일까지 돌아가면서 ‘작가와의 대화’ 프로그램을 이끈다. 관객은 전시입장, 다과실 사용, 프로그램 참여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전시 기획자인 김성진 사람 잇 대표는 “공공적인 지원 사업으로 진행돼 무료로 할 수 있었다”며 “관객이 부담 없이 편하게 만화를 접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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