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당화 논란 제기하며 반발
지도부, 당 내부 결속 시도
친박 측, 릴레이 불복 선언
사무총장 “찍어내기 오해”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이번 의총은 김 원내대표와 함진규 정책위의장이 새 원내지도부로 선출된 이후 처음이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9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이번 의총은 김 원내대표와 함진규 정책위의장이 새 원내지도부로 선출된 이후 처음이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9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상고심 선고를 앞둔 가운데 당무감사를 둘러싼 내홍이 커지고 있다.

당무감사 결과 당협위원장직에서 탈락한 당협위원장 당사자들과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은 ‘홍준표 사당화’ 논란을 제기하며 릴레이 불복 선언 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의 잇따라 반기를 들면서 이른바 ‘반홍(反洪) 전선’이 뚜렷해지는 형국이다.

당 지도부는 19일 문재인 정부를 겨냥해 국회 운영위원회를 소집하는 등 대여투쟁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또한 의원총회에서 내년 6월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 투표의 동시 실시 문제를 논의하는 등 현안 문제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대여투쟁의 동력을 높여 내부 결속을 다지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 내홍을 막기엔 역부족인 듯하다. 오는 22일로 예정된 홍 대표의 ‘성완종 리스트’ 관련 혐의 상고심 선고를 앞두고 오히려 친박 측의 공세가 더욱 격화되는 모양새다.

이번 당무감사에서 당협위원장 탈락 명단에 오른 박민식 전 의원은 19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의 당무감사는 당 대표에 대한 충성도 평가, 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다”라며 불복 입장을 밝혔다.

부산 북구강서구갑 당협위원장인 그는 “제 지역에는 친박에서 친홍으로 갈아탄 돈 많은 사업가가 ‘박민식은 이미 정리됐다’는 소문을 내더니, 감사 결과가 발표되기도 전에 ‘자신이 당협위원장이 되면 지지할 것인가’라는 여론조사까지 돌렸다”며 “오래전부터 친홍(친홍준표) 실세 3인방이 그 돈 많은 사업가의 뒤는 물론, 소위 당무감사에서 날린 지역의 위원장 선임까지 관여한다는 소문은 부산 전역에 파다하다”고 했다.

부산 연제구 당협위원장인 김희정 전 의원 역시 같은 날 기자회견을 열고 당무감사 기준 자체가 자의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당무감사 평가 항목으로 선정된 ▲조직관리 ▲정책활동 ▲평판도 ▲당원·당직자로서의 명예준수 책무 항목에 대해 “조직혁신 과제 등 명확하게 정량화할 수 있는 지표 이외의 항목들은 조사자들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자의적 개입이 가능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역의원으로서 당협위원장직이 박탈된 유기준 의원도 전날 정론관에서 교체 명단에 오른 일부 원외 당협위원장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당 대표의 폭주를 견제해 온 저 같은 인사를 희생양 삼아 마음에 안 드는 인사들을 몰아내려는 당내 정치보복이 시작됐다”며 항의했다.

지난 17일 발표된 당무감사 결과 서청원(경기 화성시갑)·유기준(부산 서구동구)·배덕광(부산 해운대을)·엄용수(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등 현역의원 4명 포함 62명의 당협위원장이 교체 대상으로 선정됐다. 여기엔 류여해 최고위원과 권영세·박민식·김희정 전 의원 등 친박 인사가 대거 포함됐다. 이들은 당협위원장직이 박탈된 만큼 다음 총선에서 공천받기 어려운 상태다.

탈락자를 중심으로 홍준표 사당화 비판이 거세지자 당 지도부는 내홍 진화에 주력하고 있다. 홍문표 사무총장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당헌당규에 의해서 (당무감사를) 했기 때문에 누구를 찍어낸다든지 하는 것은 오해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이처럼 당무감사를 둘러싼 내부 갈등이 극에 달한 상태인 만큼 홍 대표의 상고심 재판 결과가 주목된다. 만약 유죄로 결론이 날 경우 홍 대표에 대한 친박 측의 사퇴 공세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홍 대표 측은 재판 사건에 대한 사실관계가 항소심에서 확정된 만큼 상고심에서의 무죄를 확신하고 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