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시스터 액트’ 배우 김소향.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1.28
뮤지컬 ‘시스터 액트’ 배우 김소향.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1.28

동양인 최초로 뮤지컬 ‘시스터 액트’ 참여

2013년 브로드웨이 경험 있는 실력파 배우

[천지일보=지승연 기자] “뮤지컬 넘버가 워낙 유명해서 미국에서 학교 다닐 때도 계속 연습했었거든요. 메리 로버트 역의 계약서를 받고 난 후, 뉴욕 거리서 돌고래 소리를 지르며 기뻐했어요.”

뮤지컬 배우 김소향은 뮤지컬 ‘시스터 액트’에 등장하는 유일한 한국인이자 동양인이다. 뮤지컬은 1992년 전 세계적인 메가 히트를 기록한 동명의 영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무비컬(moviecal)이다. 영화에서 주인공 ‘들로리스’로 분한 배우 우피 골드버그가 프로듀서로 참여해 2009년 영국 런던 팔라디움 극장에서 초연했다.

작품은 이후 브로드웨이를 시작으로 독일·브라질 등 투어 공연을 했다. 또 지난 5월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중국·일본 등에서 아시아투어 공연을 진행했으며, 올 11월 한국에 상륙했다.

연출진은 본격적인 아시아투어에 앞서 아시아 무대에 서게 될 배우 오디션을 진행했다. 당시 뉴욕에서 유학 생활 중이던 김소향의 귀에도 이 소식이 들려왔다. 그러나 그는 인종차별이 심한 브로드웨이에 겁을 먹고 주·조연 배역을 꿈도 꾸지 않았다.

“시스터 액트 내에서 동양인에게 역할이 주어진 경우는 한번도 없었어요. 오디션 볼 생각도 못하고 있었는데 한국 에이전트 대표님께 아시아투어 배우 오디션을 봐 보라고 전화가 왔어요. 처음에는 커버와 앙상블 역에 도전했죠.”

실력을 알아본 심사위원들은 그를 계속 불렀고, 3차례에 걸친 오디션 끝에 그는 메리 로버트 역을 따냈다. 사실 김소향은 2013년 ‘미스 사이공’으로 브로드웨이 현지 무대에 오른 경험이 있는 실력파 배우다. 그는 2001년 뮤지컬 ‘가스펠’로 데뷔한 이래 뮤지컬 ‘아이다’ ‘드림걸스’ ‘마타하리’ 등 다수의 작품에 참여했다.

영화에서 메리 로버트가 노래 ‘할리 홀리 퀸(Hali Holy Queen)’과 ‘아이 윌 팔로우 힘(I will follow him)’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던 것처럼, 뮤지컬에서도 메리 로버트는 노래로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김소향이 제일 애착을 가지는 곡은 ‘목소리 높여(Raise Your Voice)’다. 그는 “이 곡을 부를 때가 메리 로버트를 가장 빛나게 하는 순간”이라며 “한국에서 들을 수 없는 고음을 내는 노래다. 매회 이 노래를 해내는 것이 큰 숙제이고 도전이기 때문에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곡이다”고 말했다.

“제가 작품에 참여하는 첫 번째 동양인이고, 또 혼자만 한국 사람이라서 걱정도 많이 했어요. 힘든 일도 있었죠. 하지만 이렇게 한국 무대에 서게 되고 여러분들이 좋아하시는 모습 보니까 한회 한회가 감동스럽고 진심으로 행복해요.”

뮤지컬 ‘시스터 액트’는 내년 1월 21일까지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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