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낚시 엽서. (제공: 국립민속박물관)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7
얼음낚시 엽서. (제공: 국립민속박물관)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7

 

국립민속박물관 ‘겨울나기’ 특별전 개최

전통시대부터 오늘날까지 韓 겨울 그려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낮 최고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눈이 쌓이고 도로가 어는 등 매서운 추위가 이어지고 있다. 20세기 초만 선조들은 이처럼 추운 날씨를 어떻게 보냈을까.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를 기념해 한국인의 겨울 서정과 겨울나기 지혜를 담은 ‘겨울나기’ 특별전을 내년 3월 5일까지 서울 종로구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특별전에서는 정선(1676~1759)의 ‘정문입설도(程門立雪圖)’ 등 겨울 그림, ‘방장(房帳)’ ‘견짓채’ ‘썰매’ ‘연’ 등 겨울 살림살이와 놀이용품 등 겨울나기 관련 자료, 사진, 영상 등 300여점을 선보인다.

특히 전통시대부터 오늘날까지 한국의 겨울을 ‘춥지만 따뜻한 감성’으로 보여준다. 박물관은 “살을 에는 추위 속에서도 온돌방, 솜옷, 할머니의 옛이야기와 같은 정서가 있고, 자연의 순리를 따르면서 겨울을 보내는 삶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목화솜과 솜이불. (제공: 국립민속박물관)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7
목화솜과 솜이불. (제공: 국립민속박물관)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7

1부 ‘겨울을 맞다’에서는 긴 겨울을 만나고, 나기 위한 ‘저장과 준비’의 모습을 보여준다. 설경을 묘사한 김화경(1922~1979)의 ‘심촌취설도(深村吹雪圖)’, 유덕장(1675~1756)의 ‘설죽도(雪竹圖)’, 추위를 막고 대비하는 솜이불·화로·방장 등과 겨우내 먹을 감자를 보관하는 감자독, 겨울철 반양식인 김치를 담는 질독과 1960~80년대 김장 모습 영상 등을 선보인다. 또 생업용품 등을 만들며 이듬해 농사 준비를 하는 과정도 볼 수 있다.

2부 ‘겨울을 쉬어가다’는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온돌방 아랫목에서 즐기는 ‘쉼’의 시간을 담고 있다. 농사일에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받던, 겨울밤 온돌방을 연출해 관람객은 온돌의 따스함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아울러 갖저고리, 털토시, 털모자·장갑 등 전통에서 현대에 이르는 다양한 겨울옷도 함께 전시한다.

‘겨울을 즐기다’라는 주제로 이어지는 3부에서는 차가운 바람을 가르며 즐기는 겨울철 놀이를 소개한다. 얼음낚시 도구인 ‘견짓채’ ‘물치개’ ‘사진엽서’ 등이 전시된다. 얼음낚시꾼을 그린 오승윤(1939~2006)의 ‘대한(大寒)’과 견지낚시 장면이 재현된다. 대표적인 겨울놀이 도구인 ‘연과 얼레’ ‘팽이’ ‘썰매’ ‘스케이트’ 등 1950년대의 한강 모습을 찍은 한영수의 사진 ‘한강’도 볼 수 있다.

한영수 ‘서울한강(1956~1958)’. (제공: 한영수문화재단)ⓒ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7
한영수 ‘서울한강(1956~1958)’. (제공: 한영수문화재단)ⓒ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7

이와 함께 겨울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체험과 볼거리가 마련됐다. ‘메밀묵~ 찹쌀떡~’ 소리를 들으며 눈 발자국을 남기는 체험도 하고, 따스한 온돌방에서 인터렉티브영상 ‘그림자놀이’를 해볼 수도 있다.

전시장은 눈 쌓인 겨울을 상징하듯 백색 공간으로 꾸며진다. 관람객은 소복하게 흰 눈이 쌓인 거리와 골목, 집 그리고 얼음 빙판을 배경으로, 겨울을 주제로 한 겨울나기 용품과 회화, 사진 작품 속에서 겨울을 만끽하게 된다.

박물관은 “이번 겨울나기 전시는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에게는 한국의 겨울 풍속과 풍경을 널리 알리는 자리이며, 내국인에게는 겨울의 따스함을 추억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전시를 통해 춥지만 지혜롭게 겨울을 나면서 따뜻한 정을 나누고 새봄을 기다리는 시간을 간직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