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스티븐스 ‘뉴욕핫도그&커피’ 최미경 대표 인터뷰

▲ (주)스티븐스 뉴욕핫도그&커피 최미경 대표 ⓒ천지일보(뉴스천지)

▲ 뉴욕핫도그&커피
[천지일보=이지영 기자] 한국 프랜차이즈 CEO들이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해 해외에 나가보면 생각보다 한식을 외국인들이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 한다. 특히 미국이나 유럽권에 입점한 한인식당은 대부분 영세한 규모로 한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뉴욕의 한 거리에는 김치와 불고기 맛을 보기 위해 긴 줄을 서 있는 외국인들의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 그들이 즐겨먹는 핫도그 위에 김치와 불고기가 토핑 돼 있어 부담 없이 김치와 불고기를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이 핫도그는 뉴욕타임즈와 타임아웃 등 미 주류 언론으로부터 성공적인 퓨전음식으로 평가받으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관련 법규만 해도 엄청난 분량의 책이 있을 정도로 엄격한 미국 내 프랜차이즈사업 승인을 받아낸 (주)스티븐스 ‘뉴욕핫도그&커피’(이하 뉴욕핫도그) 최미경 대표를 만났다.

◆뉴욕의 인기 있는 핫도그 탄생 배경
최 대표는 한국에서 바이어를 만날 때 외국인들이 한식에 관심이 많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간편한 먹거리가 마땅치 않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한다. 그들은 불고기나 비빔밥ㆍ김치마저도 어떻게 먹어야 할지 어려워 한다는 것이다.

한편 서양의 음식문화는 칼로리가 낮은 웰빙 음식문화로 바뀌어 가고 있었다. 그는 이러한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웰빙에 매우 적절한 한국 음식인 김치와 불고기가 들어간 한국식 ‘핫도그’를 생각하게 됐다.
그의 아이디어는 2002년 월드컵 때 실현 됐다.

한국의 핫도그 시장은 햄버거 시장에 비하면 미비한 상태였지만 그때부터 최 대표의 핫도그는 핫도그 시장을 획기적으로 성장시켰다.

그의 핫도그 맛의 비결은 뭘까? 담백한 맛을 살리기 위해 빵을 스팀에 삶아 기름기를 빼버렸고 우유를 많이 넣어 부드러운 맛에 영양가를 높였다.

핫도그 소세지로 돼지고기 대신 소고기를 사용했다. 토핑과 야채류도 냉동이 아닌 신선한 상태의 재료를 사용했다. 그는 “이렇게 만들어진 핫도그가 어떻게 인스턴트 음식이 되겠습니까? 빠르게 조리가 되면서도 영양만점 핫도그입니다”라며 차별화 된 맛을 설명했다.

그는 또한 2년간 커피와 핫도그를 매일같이 마시고 먹었다. 커피와 핫도그가 잘 맞는 음식인지 알아보기 위해서였는데 “커피와 핫도그는 정말 최상의 궁합”이라고 말한다.

◆미국50개 주 프랜차이즈 승인
최 대표는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미 연방정부의 프랜차이즈 허가를 받아냈다.

이 소식을 접한 미국 언론은 앞 다퉈 최 대표를 찾아왔다. “한국은 비교적 프랜차이즈 허가가 쉽게 나는 편이기 때문에 이 사실이 크게 다가오지 않지만 미국에선 대단히 놀라운 성과”라고 말했다.

우선 자신들의 음식을 가지고 한국에서 200개가 넘는 지점을 냈다는 사실이 승인을 얻어내는 데 큰 작용을 했다고 한다.

특히 미국은 주별로 규정이 다르기 때문에 모든 주에서 각각 승인을 얻어내야 하는데 최 대표는 50개주 모두의 허락을 받아냈다.

미국 프랜차이즈 허가가 까다롭다고만 생각할 문제는 아니다. 미국 시장은 일 년에 한두 개 허가를 내는 것도 어려울 만큼 철저한 경쟁력으로 승부한다.

그에 비해 한국은 허가가 쉬운 만큼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많은 한국 프랜차이즈가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는 시점에서 그는 “먼저 우리나라 시장에서 최고가 되어야 다른 나라에서 도전도 성공 한다”고 강조한다.

이것을 가능케 하기 위해서 그는 본사의 기본 원칙을 철저히 지키라고 당부한다. 최 대표는 본사의 방침을 지키지 않고 다른 재료를 사용한 지점을 큰 손실을 보면서도 과감하게 퇴출 시켰다.

고객의 건강을 내 아이 건강을 지키듯 생각하며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최고가 될 수 있다고 그는 확신한다. 그는 “한국 핫도그 시장에서는 최고라고 자신했지만, 해외에서도 최고인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한국에서 최고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과감히 도전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한식, 영리한 접근 필요
뉴욕핫도그 미국 매장 내 세계지도에 한국의 위치를 표시해놓았더니 미국인들이 “이 작은 나라에서 만든 핫도그가 뉴욕의 신문과 TV를 장식한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했다고 한다.

그는 매장에서도 ‘김치’와 ‘불고기’ 핫도그를 외국인들이 한국 이름 그대로 부를 수 있도록 메뉴 이름을 정했다.

이제 뉴욕에서 김치와 불고기 핫도그는 매우 인기 있는 메뉴가 됐다. 세계적인 음식으로 발 돋음 한 일본 ‘스시’의 경우 외국에 알리기 위한 엄청난 투자를 했다.

최 대표는 “한식을 알리는데 너무 고집스럽게 전통적인 방법으로만 접근할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음식 문화를 간직하면서 그들과의 접점을 찾는 영리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한다.

일각에서 뉴욕핫도그를 한식으로 대우하지 않기도 했었지만, 그간 뉴욕핫도그의 성과를 보고 한식세계화의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음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최 대표는 “우리의 자랑스런 한식이 한국인들과 더불어 전 세계인들에게 더 많이 불리고 사랑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 ‘미국 맨하튼 소호 매장’ 트위터에 신메뉴 출시가 알려지자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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