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장성군의 고려시멘트 건동광산 인근에서 발견된 지반침하 현상 발생 모습(씽크홀). (제공: 장성시민연대)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6
전남 장성군의 고려시멘트 건동광산 인근에서 발견된 지반침하 현상 발생 모습(씽크홀). (제공: 장성시민연대)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6

주민 “광산 발파작업 때문”
고려시멘트, 자연침하 주장

[천지일보=이미애 김태건 기자] “저렇게 땅이 꺼진 것은 건동광산 발파로 인한 것이 분명한 데 고려시멘트는 아니라고만 한다. 아니라면 조사를 해서 밝히면 될 것인데 자꾸 숨기려고만 하는 것 같다.”

인근에서 여러 개의 씽크홀이 발견된 전남 장성군 황룡면 와룡리 방곡마을 주민들은 15일 오전 마을회관에 모여 “우리의 안전은 누가 보장해주느냐”며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주민들은 “고려시멘트 건동광산 발파 진동으로 심장이 오그라들 정도의 공포감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며 그동안 쌓였던 고충을 털어놨다. 한 주민은 자신의 집을 공개하면서 “화장실 벽이 갈라지고 시멘트 담도 무너졌다. 이게 다 고려시멘트 광산 발파작업이 원인”이라고 단정지어 말했다.

지난 6월 처음 씽크홀이 발견된 마을 인근. 최근에는 KTX 철로에서 불과 100여m 떨어진 곳에서 10여개의 크고 작은 씽크홀이 추가로 발견됐다. 주민불안이 고조된 가운데 이날 철도공사 관계자들이 현장을 살펴보고 있었다.

철도공사 관계자는 “고려시멘트 광산 지하 160m 깊이에서 철로 반대편 광산으로 가는 통로를 뚫었는지 확인했는데 시추작업은 있었지만 굴착은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지반침하와 광산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직접 언급을 피했다.
 

[천지일보=이미애 기자] 지반침하 현장(씽크홀)에서 바라본 고속철도 주행 모습.ⓒ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7
[천지일보=이미애 기자] 지반침하 현장(씽크홀)에서 바라본 고속철도 주행 모습.ⓒ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7

이에 장성시민연대 관계자는 “고속철도가 지나는 철로 건너편 산에 (석회석)원석이 95%가 있다. 그것을 캐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곳을 통과해야 한다”며 “민원 때문에 지상 통과가 어려우니 땅속으로 길을 뚫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현장에 있던 마을 주민 3명은 “땅이 꺼진 곳을 고려시멘트에서 이미 메꿔버렸다. 옆에 나무가 심어진 곳은 고려시멘트가 조경을 위해 매입한 땅이라 하는데 여기에 왜 나무를 심어 조경을 하는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연적으로 발생한 지반침하라면 서둘러 메꿀 필요도 없고, 씽크홀 발생지를 사들여 나무를 심을 이유도 없는 데 고려시멘트의 이런 대응이 석연치 않다는 입장이다.

장성군청 관계자는 “고려시멘트에게 공신력 있는 업체를 선정해서 주민들을 참여시키고 ‘씽크홀 원인조사’를 진행해달라 요청했으나 고려시멘트는 민원 해결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광산 발파작업으로 주민들이 겪는 피해에 대해선 “진동이 전혀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조심스런 답변을 내놨다.

[천지일보=이미애 기자] 지난 15일 전남 장성군의 고려시멘트 건동광산 인근에 10여곳의 크고 작은 씽크홀이 발견된 가운데 인근 주민이 나와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7
[천지일보=이미애 기자] 지난 15일 전남 장성군의 고려시멘트 건동광산 인근에 10여곳의 크고 작은 씽크홀이 발견된 가운데 인근 주민이 나와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7

마을 주민들은 장성군청도 미덥지 않은 듯 “광산 발파 등 여러 피해 상황에 대해 장성군에 여러 차례 민원을 제기했으나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고 꼬집었다.

고려시멘트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뚜렷한 해결책이 없어 답답하다”면서도 “고려시멘트가 지역에 피해를 입히고 환경법을 위반하는 부도덕한 기업으로 보는 시민연대와 주민들의 주장은 지나친 부분이 있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이어 “지난 14일 고속철도 관계자, 암반전문가 등이 현장을 조사한 결과 ‘자연적인 지반침하’로 결론내렸다”며 광산과 지반침하와는 연관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주민들이 과거 노천채광을 할 때 받은 피해 때문에 회사에 대한 부정적 시각으로 민원을 제기하고 있지 않나 하는 추측도 된다”며 “주민들이 주장하는 진동 피해도 고려시멘트 건동광산 작업으로 발생한 것은 아니다”며 주민들의 주장을 거듭 반박했다.
 

[천지일보=이미애 기자] 지난 15일 전남 장성군의 고려시멘트 건동광산 인근에서 10여곳의 크고 작은 씽크홀이 발견된 가운데 고려시멘트가 매입한 논에 조경사업을 위해 심은 묘목. 그러나 장성시민연대와 인근 주민들은 고려시멘트가 씽크홀을 메꿔버리고 나무를 심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7
[천지일보=이미애 기자] 지난 15일 전남 장성군의 고려시멘트 건동광산 인근에서 10여곳의 크고 작은 씽크홀이 발견된 가운데 고려시멘트가 매입한 논에 조경사업을 위해 심은 묘목. 그러나 장성시민연대와 인근 주민들은 고려시멘트가 씽크홀을 메꿔버리고 나무를 심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7
[천지일보=이미애 기자] 전남 장성군 KTX 철로에서 불과 100여m 떨어진 곳에서 10여개의 크고 작은 씽크홀이 발견되어 주민불안이 고조된 가운데 지난 15일 오전 철도공사 관계자들이 현장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7
[천지일보=이미애 기자] 전남 장성군 KTX 철로에서 불과 100여m 떨어진 곳에서 10여개의 크고 작은 씽크홀이 발견되어 주민불안이 고조된 가운데 지난 15일 오전 철도공사 관계자들이 현장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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