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 아쿠아리움

심해생물부터 커다란 상어까지
1만 1000여 마리 해양생물 전시

해양생물 직접 만져볼 수 있어

270도로 펼쳐진 해저터널 눈길

시간대마다 각종 공연 준비돼

근처 위치한 해운대 전통시장

모락모락 김나는 칼국수 한입

[천지일보 부산=차은경 기자] “우와~ 엄마 저기 봐요. 물고기가 내 몸보다 훨씬 크네!”

손가락보다 작은 물고기부터 커다란 상어까지 생태 수족관에 나열된 해양 생물들은 아이들의 발을 가만히 두지 않았다. 아이들은 커다래진 눈으로 연신 엄마를 외쳐대며 수족관을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지난 2일 찾은 SEA LIFE 부산 아쿠아리움은 아이를 동반한 가족들부터 수능을 마친 학생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관람객들로 붐볐다. 아쿠아리움은 부산 지하철 2호선 센텀시티 역에서 내려 10여분 정도만 걸으면 도착한다.

부산 아쿠아리움에는 3000t의 메인 수족관, 높이 7m의 산호 수족관 등 크고 작은 40여개의 테마별 수족관, 800m의 해저터널, 시뮬레이터 등에 250종의 1만 1000여 마리 해양생물이 전시돼 있다. 뿐만 아니라 최첨단 디지털 기술이 어우러진 10여개의 다양한 전시 존을 통해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SEA LIFE 부산 아쿠아리움 수족관 입구에 꾸며진 루마니에.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5
SEA LIFE 부산 아쿠아리움 수족관 입구에 꾸며진 루마니에.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5

 ◆생태 수족관 ‘바닷속 빛축제’로 반짝

입구에 들어서니 물고기보다도 먼저 화려하게 수놓은 조명이 눈길을 끈다. ‘빛의 조각’이라 불리는 루미나리에가 뿜는 수천여개의 불빛과 수족관이 어우러져 신비롭고 몽환적인 느낌을 갖게 했다. 마치 판타지 세계에 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수족관 곳곳에 ‘와 이리 예쁘노’ ‘널 보면 찌릿찌릿’ 등 문구가 적힌 아트네온이 있다. 사람들은 네온과 함께 인증샷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는 현재 부산아쿠아리움에서 진행되고 있는 ‘바닷속 판타지’ 빛축제의 일환으로, 올 겨울 동안 만나볼 수 있는 특별 이벤트다.

수족관 내부를 조금만 걷다 보면 사람까지 잡아먹을 수 있다는 무시무시한 피라냐가 보인다.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각종 물고기에 대해 설명하느라 여념이 없다. 귀를 쫑긋하며 열심히 설명을 듣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설명을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헤엄치는 물고기들을 이리저리 눈으로 좇는 아이들도 있다. 옆에는 민물고기 중 가장 크다는 ‘피라루쿠’가 있다. 일반적으로 피라루쿠는 1~2m 전후로 약 40~100㎏에 달한다. 이러한 엄청난 크기와 활용성으로 피라루쿠에 대한 무분별한 남획이 이뤄졌고 그 여파로 지금은 민물 열대어 멸종위기 등급 중 취약어종에 속해 국제 거래가 되는 실태다.

SEA LIFE 부산 아쿠아리움 관람객의 행동을 따라하는 가상 펭귄.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5
SEA LIFE 부산 아쿠아리움 관람객의 행동을 따라하는 가상 펭귄.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5

저쪽에 황제펭귄이 있다며 부르는 소리에 한걸음에 달려갔다. 통유리에 몸을 갖다 대고 자세히 보니 펭귄이 바위 위에 오도카니 서 있다. 멀리 있어 잘 보이지 않았지만, 아쉬운 대로 바로 앞에 있는 최첨단 기술을 이용한 가상 펭귄 앞에 섰다. 지정 위치에 서서 오른팔과 왼팔을 이리저리 움직이니 펭귄도 따라 움직인다.

지하 3층 통로를 쭉 따라 들어가다 보면 곳곳에 통유리로 된 수족관들이 보인다. 옆쪽뿐만 아니라 바닥 전체를 통유리로 해둔 곳도 있다. 조금만 세게 발을 굴려도 유리가 깨져서 수족관 안으로 빠져버릴 것만 같은 아찔한 기분이다.

통로를 나오니 해양생물을 직접 만져보며 체험할 수 있는 체험관이 위치해 있다. 평소에는 쉽게 볼 수 없는 말미잘부터 상어 알까지 다양한 해양생물이 전시된 곳이다. 그 앞에는 지하 2층과 3층을 이어주는 커다란 수조가 꾸며져 있다. 파란 불빛이 비치는 수조 안의 물고기들이 관람객들을 반기듯 유영을 하는 모습이 평온하고 자유로워 보이기까지 하다.

SEA LIFE 부산 아쿠아리움 직접 만져보는 체험관.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5
SEA LIFE 부산 아쿠아리움 직접 만져보는 체험관.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5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니 몰디브 바후드섬을 그대로 옮겨놓은 ‘씨 앳 나인존’이 나온다. 파도 소리와 물장구 소리가 어우러지고, 발을 옮길 때마다 물을 밟는 듯한 효과가 나타났다. 관람객들도 저마다 포즈를 취하며 추억 사진을 남기기 위해 다른 사람의 시선도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셀프카메라를 찍느라 여념이 없었다.

SEA LIFE 부산 아쿠아리움 심해생물 생태관.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5
SEA LIFE 부산 아쿠아리움 심해생물 생태관.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5

그 옆에는 일부분의 심해생물을 볼 수 있는 생태관이 마련돼 있었다. 다른 곳보다 어두침침한 분위기에 마치 공포스럽기까지 한 느낌이 들었다. 실제 이 수족관 물고기들은 일반적인 해저 생물의 모습보다 기괴한 외관에 독특을 넘어 괴기스런 모습이다. 설명에 따르면 이 심해어들은 높은 수압을 견디기 위해 이런 기괴한 모습을 갖췄다. 아직 인간이 정복하지 못한 깊은 심해, 우리가 도달 할 수 있는 심해보다 더 아래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지도 궁금하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걷다 보니 무려 270도로 펼쳐진 해저터널이 나왔다.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무시무시한 상어부터 거북이, 웃는 표정을 짓는 모습의 가오리까지 각종 해양생물이 바로 눈 옆과 머리 위를 돌아다닌다. 마치 ‘바닷속 판타지 세계’에 온 것만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바다를 다스리는 포세이돈이 바로 이런 느낌일까.

SEA LIFE 부산 아쿠아리움 해저 터널.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5
SEA LIFE 부산 아쿠아리움 해저 터널.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5

 ◆해운대 전통시장, 메뉴 다양해

아쿠아리움을 나오자 허기가 졌다. 기자는 출출한 배를 진정시키려 근처의 해운대 전통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해운대 전통시장은 바다와 함께 100년의 역사를 함께해 온 유명한 전통시장이다. 일직선으로 시원하게 뻗은 길을 따라 시장 상가들이 늘어서 있다. 회, 조개구이 등 각종 해산물은 물론 김밥이며 떡볶이까지 다양한 음식들이 있다.

부산 해운대 전통시장.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5
부산 해운대 전통시장.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5

무엇을 먹을 것인지 고민하던 기자는 추운 겨울 칼바람에 못 이겨 칼국수 가게로 들어섰다. 일행과 함께 뜨끈한 국물이 있는 각자 칼국수와 비빔칼국수, 그리고 만두를 시켰다. 몸을 녹일 뜨끈한 국물의 향연이 절로 기다려진다. 이내 모락모락 김이 나는 칼국수와 푸짐한 채소가 올라간 비빔칼국수, 찜기에 담긴 만두가 일행을 맞이했다.

먼저 각종 채소가 올라간 칼국수와 양념을 쓱 비비고 나서 젓가락에 돌돌 말아 한입에 넣었다. 거기다 만두를 한입 베어 물으니 새콤달콤한 비빔칼국수와 만두의 육즙 조화가 일품이다. 만두를 먹으며 칼국수 국물을 한 모금 ‘호로록’ 하니 금상첨화였다. 칼국수 국물을 맛볼수록 멸치 다시마로 우려낸 육수의 깊은 풍미가 느껴졌다. 어느새 식사를 끝내고 보니 꽁꽁 얼었던 손은 온기를 되찾고 배도 든든해졌다.

부산 해운대 전통시장 ①비빔칼국수 ②칼국수 ③만두 ④찜기에 담긴 만두.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5
부산 해운대 전통시장 ①비빔칼국수 ②칼국수 ③만두 ④찜기에 담긴 만두.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5

손발시린 겨울에 실내 테마파크인 부산 아쿠아리움 방문을 추천해본다. 가족들과 함께 ‘바닷속 판타지’ 체험은 각종 해양생물뿐 아니라 공연까지 즐길 수 있다. 또 부산 해운대 전통시장은 시장만의 넉넉한 인심과 맛으로 오감을 즐겁게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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