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신청사 대회의실에서 ‘풍요와 격차: 기술 혁신 시대의 예술’을 주제로 ‘제9회 서울시창작공간 국제심포지움’이 개최됐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4
14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신청사 대회의실에서 ‘풍요와 격차: 기술 혁신 시대의 예술’을 주제로 ‘제9회 서울시창작공간 국제심포지움’이 개최됐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4

‘제9회 서울시창작공간 국제심포지엄’

기술 혁신 시대의 예술에 관해 논의

 

예술 범위·정치적 사안·해결 과제 등

여러 방면에서 예술의 미래 점쳐 봐

[천지일보=지승연 기자]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로 인공지능이 음악을 만들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AI가 작품을 만들면 예술가의 일자리는 어떻게 되는가’라는 질문이 자연스레 나오게 됐다. 이 질문에 대해 각계 전문가들이 의견을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14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신청사 대회의실에서 ‘제9회 서울시창작공간 국제심포지엄’이 열렸다. 심포지엄은 ‘풍요와 격차: 기술 혁신 시대의 예술’을 주제로 진행됐다.

이날 ‘역사 속의 과학기술과 예술: 기술의 발전에 예술은 어떻게 반응해왔는가’라는 제목으로 발제를 한 임경순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는 “인공지능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예술을 창조할 수 있느냐는 질문은 인공지능이 뉴턴의 운동방정식을 유도할 수 있느냐는 질문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14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신청사 대회의실에서 ‘풍요와 격차: 기술 혁신 시대의 예술’을 주제로 ‘제9회 서울시창작공간 국제심포지움’이 열린 가운데 임경순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가 발제 중이다.ⓒ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4
14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신청사 대회의실에서 ‘풍요와 격차: 기술 혁신 시대의 예술’을 주제로 ‘제9회 서울시창작공간 국제심포지움’이 열린 가운데 임경순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가 발제 중이다.ⓒ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4

뉴턴의 운동방정식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오랜 시간 생각하고 여러 가설을 생각해 본 이후에야 방정식을 도출할 수 있었다. 또 서구 문화권의 오랜 지적 전통이 뉴턴에게까지 이어져 왔기에, 힘과 운동에 대한 뉴턴의 의문은 공식으로 승화될 수 있었다.

이처럼 인공지능이 제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인류의 문화적 맥락에서 발전한 예술을 완전히 대체하지는 못한다는 게 임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다만 예술 기술과 관련된 업무는 인공지능이 해낼 수 있고, 그에 따른 작품은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이것을 기존의 예술로 받아들일 것인가 말 것인가는 인간의 몫”이라고 말했다.

영미권 베스트셀러 인문서적 ‘노동 없는 미래’의 저자 팀 던럽도 발제자로 참여했다. 팀 던럽은 “과학기술이 인간의 직업과 일자리에 급속도로 침투하는 오늘날, 역설적으로 예술가들은 지금보다 안전한 적이 없었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로봇의 대두에도 생존할 가능성이 큰 직업은 인간 본질에 매우 깊게 관여하는 직업”이라며 “예술은 분명히 이 범주에 속한다”고 강조했다.

14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신청사 대회의실에서 ‘풍요와 격차: 기술 혁신 시대의 예술’을 주제로 ‘제9회 서울시창작공간 국제심포지엄’이 열린 가운데 ‘노동 없는 미래’의 저자인 팀 던럽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4
14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신청사 대회의실에서 ‘풍요와 격차: 기술 혁신 시대의 예술’을 주제로 ‘제9회 서울시창작공간 국제심포지엄’이 열린 가운데 ‘노동 없는 미래’의 저자인 팀 던럽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4

이어 “현재 직업의 미래에 대한 논의는 ‘로봇이 내 일자리를 뺏을까?’라는 질문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다른 분야 근로자들과 마찬가지로 예술가들의 걱정도 부와 가치의 분배 방식에 대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기술이 아니라 정치이며, 생존을 위해 예술가들의 목소리는 권력의 중심부에 울려 퍼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14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신청사 대회의실에서 ‘풍요와 격차: 기술 혁신 시대의 예술’을 주제로 ‘제9회 서울시창작공간 국제심포지엄’이 열린 가운데 앤지 킴 미국문화혁신센터 대표가 발제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4
14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신청사 대회의실에서 ‘풍요와 격차: 기술 혁신 시대의 예술’을 주제로 ‘제9회 서울시창작공간 국제심포지엄’이 열린 가운데 앤지 킴 미국문화혁신센터 대표가 발제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4

한편 기술발전이 예술가의 생계를 위협할 수도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앤지 킴 미국문화혁신센터 대표는 “기술 발전으로 어려운 공부를 하지 않고도 아이폰을 이용해 영화를 만들고,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올려 판매하는 등 예술 활동이 가능해졌다”고 운을 뗐다.

그러나 기술 발전으로 예술에 대한 진입장벽은 낮아졌으나, 해결해야 할 다른 문제들이 많이 발생했다. 앤지 킴은 “질적으로 뛰어난 아마추어 콘텐츠가 늘어나면 구매자들에게는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결국 예술 시장은 구매자 위주의 시장이 된다”며 “이는 예술작품을 파는 것으로는 생계유지가 어려워진다는 의미다”라고 말했다. 또 “새로운 온라인 시스템을 능숙하게 활용하지 못할 경우, 그에 따른 기회비용을 치러야 할 수도 있다”며 “상대적으로 신기술에 능한 젊은 세대 예술가들이 유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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