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를 기념해 한국인의 겨울 서정과 겨울나기 지혜를 담은 ‘겨울나기’ 특별전을 13일부터 내년 3월 5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하고 있다. 사진은 재현한 겨울낚시를 관람하는 관계자들의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4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를 기념해 한국인의 겨울 서정과 겨울나기 지혜를 담은 ‘겨울나기’ 특별전을 13일부터 내년 3월 5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하고 있다. 사진은 재현한 겨울낚시를 관람하는 관계자들의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4

국립민속박물관 ‘겨울나기’ 특별전
평창동계올림픽 기념 3월까지 개최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털토시는 옷 안으로 입었을까요. 옷 밖에 입었을까요.”

갑작스런 학예연구사의 질문에 전시를 관람하는 모든 이들은 갸우뚱했다. ‘옷 안?’ ‘옷 밖?’ 두 가지 답안이 동시에 나오자 학예연구사는 “털이 살에 닿도록 옷 안으로 착용했습니다. 그 위로 옷을 입었죠. 그래야 방한 효과가 있습니다”라며 선조들의 지혜에 대해 설명했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의 ‘겨울나기’ 특별전에는 겨울을 맞고, 쉬며 즐기는 우리네 겨울 이야기가 한자리에 모였다. 전시는 2018평창동계올림픽대회를 기념으로 마련됐으며, 내년 3월 5일까지 진행된다.

1부 ‘겨울을 맞다’는 긴 겨울을 만나고, 나기 위한 ‘저장과 준비’의 모습이 담겼다. 이경효 학예연구사는 “우리가 한해 씨를 뿌리고 가꾸고 가을걷이 후에 저장과 준비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 담아놓았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4
겨울 동안 먹을 감자를 저장하던 감자독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4

 

겨울철 반양식인 김치를 담는 ‘질독’은 이 계절이 겨울임을 다시금 느끼게 했다. 추운 겨울로 들어서는 입동(立冬)을 전후로 대부분의 한국 가정이 겨울나기 준비의 하나로 김장을 한다. 김장은 채소가 준비되지 않은 겨울을 대비해 매우 중요한 반찬인 김치를 한 번에 담가 겨우내 먹을거리로 저장하던 일이다. 오늘날까지도 이는 우리 민족의 문화로 이어지고 있다.

겨우내 먹을 감자를 ‘감자독’에 넣기도 했다. 이 학예연구사는 “감자독이 강원도에 많이 있는 것은 상대적으로 강원도에 옹기가 발달하지 않아서”라며 “흙을 파서 옹기를 만드는 것보다 주변에 나무를 구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쉬웠다”고 말했다. 이어 “크고 작은 나무를 깎아 감자독이나 쌀독으로 주로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4
겨울을 보내기 위해 사용한 겨울용품들ⓒ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4

2부 ‘겨울을 쉬어가다’는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온돌방 아랫목에서 즐기는 ‘쉼’의 시간을 담고 있다. 한 해 동안 농사일에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받던 겨울밤 ‘온돌방’을 연출해 관람객이 온돌의 따스함을 직접 체험하는 공간으로 마련됐다.

‘갖저고리’ ‘털토시’ ‘털모자와 털장갑’ 등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겨울 복식도 공개됐다. 차가운 바람이 살을 에는 추운 겨울에는 바람이 잘 들지 않는 무명과 비단으로 옷을 지어 입었다. 옷감 사이에는 솜을 채워 넣거나, 솜을 넣은 옷감을 촘촘히 누벼 보온성을 높였다. 남바위, 풍차는 얼굴을 따뜻하게 감싸 줄 뿐 아니라 겨울 멋쟁이의 외출복을 완성하는 패션 아이템이었다.

이 학예연구사는 “항상 머리를 차야 한다는 이치 때문인지 겨울 방한모(남바위)인데도 정수리 부분이 틔어 있었다. 그러면서도 귀는 따뜻하게 덮이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4
다양한 종류의 눈썰매ⓒ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4

3부 ‘겨울을 즐기다’는 차가운 바람을 가르며 즐기는 겨울철 놀이가 소개됐다. 강추위 속에서도 고기를 낚는 찰나의 순간을 기다리는 얼음낚시와 큰 눈이 그치면 짐승의 눈 발자국을 따라 썰매와 설피를 신고 산에 오르는 겨울 사냥은 생업과 놀이가 균형을 이룬 옛 풍경이었다. 아이들은 얼음 위에서 팽이를 돌렸고, 썰매를 타며 움츠러든 몸을 단련하기도 했다.

우리 민속놀이인 윷놀이, 방패연 등도 공개됐다. 특히 윷놀이는 편을 갈라 윷으로 승부를 가리던 한국 고유의 민속놀이로 삼국시대 이전부터 전해오는 겨울철 대표의 세시놀이이다.

또한 바람의 움직임을 몸으로 느끼며 즐기던 연날리기는 액(재앙, 불행)을 막고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처럼 겨울은 자연의 순리를 따르며, 놀며 새봄을 기다리는 순간이기도 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4
방한을 위한 전통 의복ⓒ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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