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태 중국 북경화지아대학교 교수

 

스마트폰 가입자가 4700만명을 돌파했다. 스마트폰은 인간에게 문명의 이기를 가져다 준 반면, 과다한 사용으로 대화단절, 안전불감증 유발 등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그래서 ‘스몸비(smombie)’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이는 ‘스마트폰 좀비(smartphone zombie)’의 줄임말이다.

우리의 생활은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에 지나치게 얽매여 생활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길을 걷거나,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서도 스마트폰만을 들여다보는 현상이 비일비재하다. 국민안전처에 의하면, 스마트폰 이용에 기인한 보행자와 차량 간의 사고가 2015년 한 해만 해도 1360여건에 달했다고 한다. 이처럼 적지 않은 사고 건수임에도 불구하고 스몸비들은 여전히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사용하고 있다. 사고 위험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좋지 않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음에도 말이다. 과거 지하철 문화는 책이나 신문을 읽는 현상이 많았으나, 이젠 그러한 문화가 현격히 줄어들었다. 10명 가운데 1명꼴 정도가 책이나 신문을 읽을 정도다.

스마트폰의 과다 사용 현상은 전 세계적인 추세다. 그렇다면 스마트폰 사용에 몰입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 정보 창구의 역할은 물론, 다양한 기능에 기인한다.

앞서 지적했듯이 스마트폰 사용의 가장 큰 문제점은 스마트폰을 보며 걸어가는가 하면, 횡단보도를 건넌다는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심각한 점은 이런 부적절한 행동에다가 이어폰까지 착용한다는 점이다. 물론 보행자 신호등이 작동될 때 건너지만 산만한 보행으로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보행자끼리 부딪힐 수도, 가로등 기둥에 부딪힐 수도 있다. 아무리 신호등이 있다고 하더라도 보행자 역시 좌우 도로 상황을 살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멈추고 건너야 하는 것이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첩경이다.

그동안 사회적·국가적 차원에서 도보로 이동할 때는 스마트폰을 안 보도록 교통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켜 왔다. 이제는 실행할 시점에 왔다.

이미 여러 국가에서 스마트폰 과다 사용을 우려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 왔다. 네덜란드, 싱가포르, 독일에서는 스마트폰 이용자를 위해 횡단보도 양쪽에 ‘바닥 신호등’을 설치했다. 또 영국 일부 지역에서는 가로등의 기둥을 일정높이까지 패딩으로 감쌌다. 태국 카셋삿대학교에서는 스마트폰 이용자와 일반 보행자를 구분하기 위해 인도를 반으로 나눴다. 한편 미국에서는 10월 25일부터 이에 대한 법안이 발효되기 시작했다. 참으로 고무적인 일이다. 하와이 호놀룰루시에서 보행자 안전을 위해 발효된 ‘모바일 전자기기 보행자 안전법안’이 그것이다. 이 법안에 따르면 스마트폰은 물론, 태블릿PC 등을 보며 길을 걸을 때 벌금을 부과하는데, 15달러에서 130달러까지이다. 적발 횟수가 많아질수록 벌금 액수가 많아지며, 특히 기기를 보면서 무단 횡단하다 적발되면 130달러의 벌금을 내야 한다.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보행사고를 막으려는 노력은 절대적이어야 한다. 인간의 권리 침해 지적에 앞서, 모든 사람의 안전을 보장하는 데 의의를 둔다고 하겠다.

국내 모 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폰 사용자의 97%가 걸으면서 쓴 적 있다는 답변을 했다. 이는 눈을 가리고 걷는 것과 유사하다. 위험천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스몸비’에 대한 강력한 계도로 보행자 안전이 확보되도록 각계각층의 노력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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