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베이루트의 미국대사관 앞에서 10일(현지시간) 시위대가 이스라엘 국기를 불태우며 도널드 트럼프 미대통령의 예루살렘 선언에 항의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레바논 베이루트의 미국대사관 앞에서 10일(현지시간) 시위대가 이스라엘 국기를 불태우며 도널드 트럼프 미대통령의 예루살렘 선언에 항의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이스라엘, 유럽에서 찬밥 신세

팔레스타인은 중동 지지확보

로켓까지… 이-팔 갈등 최고조

[천지일보=이솜 기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유럽에서 동맹국들에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 미국의 입장에 함께 해달라고 요청했다가 거부를 당했다. 반면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수반은 중동에 있는 미국 동맹국을 잇달아 방문, 지지를 얻고 있어 상반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로이터 통신과 영국 BBC 방송,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1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럽연합(EU) 외교장관들과 비공개 조찬회동을 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 자리에서 “현실 인정은 평화의 기초이자 핵심이기 때문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결정은 평화에 도움이 된다”면서 미국 입장에 동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마르고트 발스트롬 스웨덴 외교장관은 조찬회동 후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지지하는 EU 장관은 아무도 없었다”면서 “(EU의) 어느 나라도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길 계획이라고 밝힌 미국을 따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네타냐후 총리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갈등에 있어서 현실적인 유일한 해결책은 2국가를 토대로 예루살렘을 양국 모두의 수도로 하는 것이라는 데 EU는 완벽한 단일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 면전에서 반대입장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반면 사이 아바스 PA 수반은 이집트 카이로를 방문,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을 만나 지지를 얻어냈다.

이집트는 미국의 동맹국으로,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이-팔 평화협상을 중재한 국가다.

엘시시 대통령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는 것은 지역 평화와 안보에 위험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바스 수반은 이번 주 또 터키를 방문해 무슬림 국가 지도자들을 만나 지지 기반을 다질 예정이다.

미국 동맹국으로 지난해 가까스로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회복한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10일 이스라엘을 ‘테러 국가’라고 규정한 데 이어 11일에는 미국에 “이 유혈사태의 동반자가 됐다”고 맹비난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이른바 ‘이스라엘 선언’에 따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은 최고조에 달했다.

이날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에서 로켓포 2발이 이스라엘 남부를 향해 발사됐다. 이스라엘군은 로켓 공격을 받은 지 1시간도 안 돼 탱크와 전투기를 동원해 가자지구에 있는 하마스 군 기지 2곳을 포격·공습했다.

팔레스타인 보안 관계자는 이 때문에 하마스 군 기지는 파괴됐으나, 부상자는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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