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이 영하권에 들어간 12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어묵집 손님들이 음식을 먹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2
전국 곳곳이 영하권에 들어간 12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어묵집 손님들이 음식을 먹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2

전국 곳곳 영하 10도의 ‘강추위’
시장상인 “춥다보니 손님이 없어”
저체온증 환자 1명 사망 사고도

[천지일보=김빛이나, 김정필, 정다준 기자] “더 추워지기 전에 목도리와 털모자, 장갑을 더 구입하려고 나왔는데 막상 나오고 나니 이 보다 더 추울 수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말도 못하게 너무 춥네요.”

내륙 곳곳에서 한파특보가 발효된 12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만난 예정채(60대, 여, 경기도 부천시 오정동)씨는 상점에서 장갑과 목도리를 살펴보며 이같이 말했다. 예씨뿐 아니라 이날 취재팀이 만난 시민들은 갑작스런 추위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12.3도였다. 서울뿐 아니라 인천 -11.1도, 춘천 -17.6도, 충주 -14.5도, 대구 -8.2도, 부산 -5.5도 등 전국 대부분이 -10도 이하를 맴도는 등 강추위를 나타냈다.

오전 9시 기준으로 서울의 체감온도는 -15도로, 방한용품 없이 장기간 외부에서 피부 노출 시 ‘저체온증’ 위험이 있는 수준이었다.

남대문시장에서 물건을 떼서 배달하는 이광수(54, 남)씨는 “갑자기 찾아온 추위 때문에 배달하기가 너무 힘들다”면서 “옷도 여러 겹 껴입고 있고 핫팩(손난로)도 갖고 있는데 맹추위엔 아무 소용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내륙 곳곳에서 한파특보가 발효된 12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한 시민이 모자를 고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2
내륙 곳곳에서 한파특보가 발효된 12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한 시민이 모자를 고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2

이어 그는 “이렇게 갑자기 추워지면 우리 같이 배달하는 사람들은 길에서 자주 미끄러지기 쉽다”며 “지면에 물기가 조금만 있어도 금세 얼어버리고 그것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아 넘어지고 다치게 된다”고 토로했다.

남대문시장에서 겨울용품 도매상을 운영하는 신민학(남, 50대)씨는 “날씨가 추우면 아무래도 목도리와 장갑이 많이 나간다”면서 “하지만 이렇게 갑자기 추워지면 오히려 사람이 없다. 시간이 지나면 날이 좀 풀릴까 했는데 기미가 안 보인다”고 하소연했다.

대부분의 거리가 한산했지만 비교적 손님이 몰린 곳도 있었다. 따뜻한 어묵과 호빵을 판매하는 곳 앞에는 두꺼운 겨울옷을 입은 손님들이 서서 음식을 먹고 있었다. 하지만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에 이곳도 장사가 잘 안 되기는 마찬가지였다.

호빵집 종업원으로 일하는 손해진(58, 남)씨는 “지난주와 비교해보면 손님이 30%가량은 줄어든 것 같다”며 “아무래도 날씨가 춥다보니 사람들이 밖으로 잘 안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한파의 영향으로 저체온증 환자 1명이 사망하는 등 한랭질환 환자가 속출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전국 524개 응급실을 대상으로 ‘한랭질환 감시체계’를 운영한 결과, 이달 10일까지 41명의 한랭질환 환자가 발생했고 이 중 1명이 사망했다.

내륙 곳곳에서 한파특보가 발효된 12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의 한 호빵집에서 종업원들이 영업을 준비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2
내륙 곳곳에서 한파특보가 발효된 12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의 한 호빵집에서 종업원들이 영업을 준비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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