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바티칸의 성베드로 광장. (출처: 교황청 홈페이지)
로마 바티칸의 성베드로 광장. (출처: 교황청 홈페이지)

유럽의회 돈세탁 감시기구 머니발, 교황청에 촉구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교황청은 돈세탁 등 금융범죄를 적극적으로 처벌해야 합니다.”

유럽의회의 돈세탁과 테러자금 감시기구인 ‘머니발’이 최근 약 200페이지 분량의 정기 보고서를 통해 교황청에 이같이 촉구했다.

머니발은 보고서에서 “교황청 금융감독 기구인 ‘금융정보청(AIF)’이 의심스러운 거래를 적발하는데 있어 상당한 성과를 거둔 사실을 인정한다”면서도 “(드러난 불법 거래를) 법적으로 처벌하는데 여전히 미온적”이라고 지적했다. 머니발은 지난 2015년 관련 보고서에서도 같은 내용을 꼬집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AIF는 지난 2013년부터 문제가 있는 거래 69건을 적발했고, 이 가운데 27건의 형사수사가 진행됐다. 하지만 수사가 진행된 사안 중 14건은 기소 없이 종결됐고, 돈세탁과 관련해서는 단 1건도 기소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머니발은 “AIF가 수상한 거래에 대해 자산을 동결하는 등 조치를 취하지만 기소 등 법적 방법으로 이를 추적하지 않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들은 교황청에서 자금세탁 방지 법안이 발효된 지 5년이 지난 현재까지 단 1건의 돈세탁 관련한 금융법죄에 대해 기소하지 않은 것은 상당히 놀라운 일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머니발은 “교황청 검찰 당국은 부패와 횡령, 직권남용 등 금융범죄를 대처하는 데 좀 더 적극적이어야 한다”고 거듭 요구했다.

이와 관련 교황청은 성명을 내고 “여전히 더 개선할 부분이 존재한다. 사법 집행 영역이 특히 더 그러하다”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013년 즉위 이후 비리의 온상으로 지목된 교황청 은행격인 종교사업기구(IOR)과 주식·부동산을 주관하는 사도좌재산관리처(APSA)에 대해 감독을 강화하고 개혁에 힘썼다. 그러나 올해 6월 교황청 회계 책임자인 리베로 밀로네가 돌연 사임하는 등 재정 개혁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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