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안전보장이사회. (출처: 뉴시스)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11일(현지시간) 북한의 인권 상황을 규탄하며 북한 당국에 개선을 촉구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자이드 라드 알 후세인 유엔인권최고대표와 미로슬라브 옌차 유엔 정무담당 사무차장보가 각각 북한의 인권 상황을 보고했으며 정치범 수용소, 해외 파견 노동자, 탈북자 강제북송, 이산가족, 북한 당국에 의한 억류자 문제 등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특히 북한의 인권침해는 국제사회의 촉구에도 개선이 없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회의에서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북한 정권에 의한 조직적인 인권침해는 북한 주민에 고통의 원인이 되는 것 이상”이라면서 “김정은이 정권을 유지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헤일리 대사는 “북한 정권은 국제평화와 안보에 중대한 위험이 되는 불필요한 무기 개발과 거대한 재래식 군사력을 위해 권력을 악용하고 있다”면서 “핵무기를 향한 위협적 행보는 북한 주민들에 대한 압제와 착취에서 시작된다”고 비판했다.

이번 달 안보리 의장국으로서 회의를 주재한 벳쇼 고로 일본 대사는 “북한의 인도주의적, 인권 상황은 매우 절박하다”면서 “북한 정권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반도 문제 당사국 대사 자격으로 이날 회의에 참석한 조태열 주유엔 한국대사는 “유감스럽게도 지난 1년간 북한 인권 상황에는 아무런 개선도 이루어지지 않았다”면서 “북한 주민들이 겪는 인권침해의 근본원인은 (북한 정권이) 기본권을 도외시하고 민생은 돌보지 않은 채 핵무기 개발 등을 통한 체제 안전에만 몰두하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조 대사는 “북한 핵 문제와 인권문제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관계”라면서 “북한 주민들의 인권 상황 악화를 야기하는 근본원인에 대응하지 않고 북한 인권 상황 개선을 촉구하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나 다름없다”면서 북한 인권문제와 함께 핵·미사일 위협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이날 회의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 스웨덴, 이탈리아, 일본, 세네갈, 우크라이나, 우루과이 등의 요구로 소집됐다. 중국과 러시아는 개별국가의 인권문제를 안보리에서 다루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킨다면서 논의 자체를 반대했다.

이에 안보리는 절차 투표를 통해 15개 안보리 이사국 중 10개국 찬성으로 북한 인권 문제를 정식 안건으로 정했다. 중국과 러시아, 볼리비아 3개국은 반대했다. 이집트와 에티오피아는 기권했다.

안보리가 북한의 인권 상황을 정식안건으로 채택해 논의한 것은 2014년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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