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포항=박완희 기자] 10일 오전 경북 포항 북구 학산동 민가에서 한 주민이 지진피해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0
[천지일보 포항=박완희 기자] 10일 오전 경북 포항 북구 학산동 민가에서 지진피해 복구작업이 진행중이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0

여기저기 무너진 벽돌 담벼락
“여진에도 그날의 악몽 떠올라”
포항시 “복구에 6500억원 투입”

[천지일보 포항=김빛이나, 박완희, 김지헌 기자] “지진 때문에 너무 불안해서요. 아직도 마음 편히 잘 수가 없어요. 언제 또 지진이 일어날지도 모르니 많이 불안하고 두렵고 겁나요.”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남송리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한지 한 달 남짓한 지난 10일 포항 북구 장성동에서 만난 임수빈(15)양은 본진이 발생한지 한 달이 지났는데 어떠냐는 본지 취재팀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한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포항 북구의 지진피해 현장은 여기저기 무너진 벽돌 담벼락, 균열이 발생한 건물 외벽, 부서진 기둥 등 여전히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피해 지역 건물에는 곳곳에 초록, 노랑, 빨강 스티커가 붙어있었다.

앞서 포항시는 건물 붕괴 우려를 대비해 10개 팀(36명)의 ‘위험도 평가단’을 구성하고 피해 건축물 1500여곳에 대한 외관 점검을 실시한 뒤 평가를 매겨 초록(사용 가능), 노랑(사용제한), 빨강(위험) 스티커를 부착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빨강색 바탕에 노란색 글씨의 ‘위험!’이 적혀있는 스티커는 멀리서도 한 눈에 들어왔다. 한 건물의 담에는 ‘11.15 지진피해에 따른 긴급 위험도 평가결과 위험 건물로 지정되어 출입을 통제 합니다’라는 글귀가 적힌 플래카드가 붙어있었다.

[천지일보 포항=박완희 기자] 10일 지진피해를 입은 경북 포항 북구 환호동 한 빌라 외벽에 출입 통제 안내 플래카드가 붙어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1
[천지일보 포항=박완희 기자] 10일 지진피해를 입은 경북 포항 북구 환호동 한 빌라 외벽에 출입 통제 안내 플래카드가 붙어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1

담 그 주변에는 지진 발생 당시 쏟아져 내린 것으로 추정되는 벽돌들이 이러 저리 나뒹굴고 있었다. 이러한 환경 속에 포항 주민들의 불안과 고통은 쉽사리 회복되기 어려워 보였다.

경북 포항 북구 중앙동에 사는 이모 할머니는 “지진에 너무 걱정이다. 집 벽에 금이 갔는데 또 지진이 나면 그땐 금만 가는 게 아니라 무너질지도 모르는 것 아니냐”며 “평소에 잠이 많아 낮에도 잠을 자는데 여진에 잠을 깬 것이 한 두 번이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경북 포항 북구 학산동 부근의 한 커피점 주인은 “여진으로 땅이 흔들리는데 편안할 리가 있겠냐”고 반문하며 “어제도 자다가 땅이 흔들려서 잠을 못 잤는데 고통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학산동 거리에서 만난 김진성(가명, 남, 30대)씨도 “여진이 계속되니 아무리 약한 지진이라고 해도 본진 때 겪었던 그 악몽이 떠오르는 것 같다”며 “피해 복구가 이뤄지고 있긴 하지만 보다시피 다 복구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고 하소연했다.

[천지일보 포항=박완희 기자] 10일 포항 지진피해로 인해 떨어진 건축물 위에 거주 및 출입을 금하는 붉은색 경고표지가 놓여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0
[천지일보 포항=박완희 기자] 10일 포항 지진피해로 인해 떨어진 건축물 위에 거주 및 출입을 금하는 붉은색 경고표지가 놓여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0

한편 포항시는 지진으로 최대 피해가 난 북구 흥해읍을 중심으로 도시재생과 안전도시 건설에 65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11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계획안을 발표하며 “흥해 일대 항구 복구를 위해 재개발·재건축 개념으로 스마트 안전도시 건설이 필요하다”며 “정부도 도시재생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로 약속해 사업 추진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계획안에 따르면 도시재생에는 국비 2145억원, 지방비 489억원, 민간과 공공기관 3866억원이 들어갈 예정이다. 피해가 큰 주택과 아파트 가운데 사업성이 있는 곳에는 민자를 유치해 재개발·재건축을 추진한다. 또한 피해가 큰 나 홀로 아파트 재건축에도 800억원이 투자된다.

공공시설을 비롯해 소규모 주택정비, 상가 리모델링 지원, 지역 명소화 사업에는 870억원, 피해가 적은 노후불량 주택 내진보강에는 330억원이 투입된다. 이밖에도 주요지점 지진감지센서 설치와 재난 위험지도 구축 등 안전도시 건설에는 200억원을 투입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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