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강자 ‘자화상(1980)’. (제공: 아라리오갤러리)ⓒ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0
정강자 ‘자화상(1980)’. (제공: 아라리오갤러리)ⓒ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0

 

아라리오갤러리천안서 유작전 열려

‘키스미’ 등 회화·조각 60여점 전시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1968년 5월 30일 서울의 한 음악감상실 세시봉에서 한 여성과 두 남성이 ‘투명풍선과 누드’ 퍼포먼스를 펼친다. 이들은 대학을 막 졸업한 고 정강자(1942~2017) 화백과 정찬승, 강국진이다. 전대미문의 퍼포먼스는 보수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당시 한국 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정강자 작가는 1942년 경북 대구에서 태어나 홍익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미술에 대한 기성관념을 향한 도전으로 참신하고 새로운 표현방법의 모색하던 정 작가는 한국 현대미술사에 중요한 전시로 기록되는 ‘청년작가연립전(1967)’을 시작으로 한국화단에 등장했다.

특히 그는 1960년대 말 활동한 젊은 작가그룹 ‘신전 동인’과 다양한 분야의 문화예술인이 모여 사회적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제4집단’의 활동으로 한국 아방가르드 미술계의 원로로 기억되고 있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키스미(1967)’와 같은 파격적인 조형작업을 포함해 ‘투명풍선과 누드(1968)’ ‘한강변의 타살(1968)’ ‘기성 문화예술의 장례식(1970)’ 등이 있다.

2015년 위암 3기 선고를 받은 그는 이번 회고전을 앞두고 투병 끝에 지난 7월 23일 향년 7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올해 7월 갑작스럽게 유명을 달리한 원로 서양화가이자 한국 1세대 여성 행위예술가인 정강자 작가의 유작전이 내년 1월 30일부터 4월 15일까지 충남 천안시 아라리오갤러리천안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는 정강자 작가의 최초 대규모 회고전이다. 초기 대형 조형작품과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작품을 포함해 회화·조각 60여점이 공개된다.

아라리오갤러리는 “시대에 굴복하지 않고 예술에 매진했던 주체적인 여성 작가 정강자의 발자취를 재발견하는 기회가 될 예정”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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