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전남 목포에서 열린 ‘제1회 김대중마라톤대회’에서 축사하고 있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오른쪽은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 (출처: 뉴시스)

DJ의 ‘화합 정신’ 앞에서 내홍
安은 ‘간신배’ 朴은 ‘달걀투척’
분열한다면 20석 확보가 관건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박지원 전 대표 간 갈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10일 안 대표와 박 전 대표,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3남인 민주당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이 참석한 전남 목포시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 앞에서 열린 ‘제1회 김대중 마라톤 대회’에서 국민의당의 내홍이 그대로 드러났다.

살아 생전 남과 북, 영남과 호남의 화합을 강조했던 DJ를 기념하는 자리에서 박 전 대표는 친안(친안철수) 지지자에게 달걀을 맞았다.

10일 ‘제1회 김대중마라톤대회’가 열린 전남 목포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 앞에서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가 안철수 대표 지지자에게 달걀을 맞았다. (출처: 연합뉴스)

안 대표는 반안(반안철수) 지지자로부터 “김대중 비자금 공갈로 해놓고 여기가 어디라고 오냐. 안철수는 간신배 같은 사람”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최근 국민의당 박주원 최고위원의 DJ 비자금 제보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호남 민심이 격화했기 때문이다.

특히 박 전 대표는 자타공인 DJ의 최측근 현역 의원으로 DJ 정신을 최우선으로 강조해왔던 만큼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더 강력하게 반대할 것으로 예측된다.

앞서 박 전 대표는 지난 7일 tbs 라디오에서 ‘합의이혼설에 귀가 솔깃하더라’고 한 바 있다.

그는 “결과적으로 완충 지역으로 바른정당하고 (통합)하고, 그다음에 한국당 세력들하고 통합해 보수의 대통령 후보가 돼서 집권의 길로 가려고 하는 것 아니냐”라며 “YS는 호랑이 굴로 들어가 호랑이가 됐지만, 안 대표는 지금 쥐구멍으로 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자리에서 합의이혼까지 거론한 박 전 대표는 이날 사건으로 DJ의 정신을 위해서라도 바른정당과 통합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친안 진영은 원외 위원장들의 독자적인 세력화를 추진하며 비통합파의 ‘평화개혁연대’에 맞서는 등 극단적인 대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양측 모두 이제 ‘당은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박 전 대표가 “합의이혼설에 귀가 솔깃하더라”라는 발언을 미루어 볼 때 분당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최악의 경우 당이 어느 쪽이든 20석을 확보한다면 원내 1당인 민주당(121석)과 20석을 더하면 과반인 150석에 가까워 캐스팅보터로서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호남계 초선의원들 대부분은 안 대표의 통합론에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도 비통합파의 ‘평화개혁연대’에도 동참하지 않고 있다. 여기에 수도권과 비례대표 일부 의원도 통합론에 입장보류 상태이므로 당을 유지하기 위해선 이들을 설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박 전 대표에게 달걀을 투척한 사람은 안 대표의 팬클럽인 안철수연대 회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표는 달걀을 맞고 “괜찮다, 내가 맞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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