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드 마이브리지. (제공: ㈜영화사 그램)ⓒ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7
에드워드 마이브리지. (제공: ㈜영화사 그램)ⓒ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7

 

카메라 12대로 달리는 말 촬영

최초 영사기 ‘주프락시스코프’ 개발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인간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치는 대중매체 가운데 하나는 영화다. 전 세계 수백만여명의 사람들이 영화관뿐 아니라 TV, 인터넷, SNS, DVD, VOD 등으로 매일 영화를 관람한다. 영화는 인간에게 희로애락을 선물하며, 즐거움을 준다.

영화의 탄생을 말할 때 빠짐없이 거론되는 인물은 에디슨과 뤼미에르 형제다. 하지만 그들보다 앞서 영화의 주춧돌을 다진 숨은 공로자가 있다. 바로 에드워드 마이브리지(Eadweard Muybridge)다.

그 시작은 145년 전 벌어진 논쟁이었다. 1872년 사람들 사이에서 말의 네 발굽이 걸음걸이에 따라 모두 땅에 떨어지는가에 대한 논쟁이 벌어졌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말 애호가이자 독지가인 릴런드 스탠퍼드(Leland Stanford)는 개인 자금으로 연구비를 마련해 사진작가인 에드워드 마이브리지를 고용했다. 그리고 그에게 실험을 통해 증명해달라고 했다. 릴런드 스탠퍼드는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역임하고 후일 스탠퍼드대학교를 설립한 실업가이자 정치가다.

영화 ‘에드워드’에서 마이브리지가 ‘주프락시스코프’를 시연하는 모습(위). 악수하는 두 남자를 ‘주프락시스코프’로 촬영한 장면. (제공: ㈜영화사 그램)ⓒ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7
영화 ‘에드워드’에서 마이브리지가 ‘주프락시스코프’를 시연하는 모습(위). 악수하는 두 남자를 ‘주프락시스코프’로 촬영한 장면. (제공: ㈜영화사 그램)ⓒ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7

 

에드워드 마이브리지는 연구 끝에 1878년 새로운 촬영법을 개발했다. 12대의 카메라를 일정한 간격으로 늘어놓고 말이 지나갈 때 순차적으로 촬영하는 방식이다. 그는 빠른 촬영을 위해 셔터속도를 1000분의 2초로 개량했다. 실험을 통해 얻어진 12장의 사진에 달리는 말의 모습이 세부적으로 완벽하게 포착됐다. 이 사진으로 말발굽 논쟁은 해결됐으며, 마이브리지는 과학 학술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 1878년 10월호에 사진이 판화로 재현돼 게재되면서 학술적으로 인정받았다.

마이브리지는 실험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이듬해 카메라를 24대로 늘려 다양한 움직이는 피사체를 촬영한 ‘주프락시스코프(zoopraxiscope)’를 선보였다. 주프락시스코프는 동그란 유리판 가장자리에 연속으로 촬영된 동물의 모습을 붙인 후 빠르게 회전시키는 원리로 작동된다. 주프락시스코프를 영사장치에 꽂고 수동으로 돌려 회전시키면 렌즈를 통해 움직임이 생생하게 보였다. 최초의 영사기가 탄생한 것이다. 이 장치는 1893년 시카고 만국박람회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에드워드 마이브리지가 만든 ‘주프락시스코프’로 촬영한 달리는 말(1878). (제공: ㈜영화사 그램)ⓒ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7
에드워드 마이브리지가 만든 ‘주프락시스코프’로 촬영한 달리는 말(1878). (제공: ㈜영화사 그램)ⓒ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7

 

이후에도 마이브리지는 사람과 동물의 움직임을 연속사진으로 촬영하는데 상당 기간 공을 들였다. 이 과정에서 그는 사람의 몸동작을 보다 세밀하게 분석하기 위해 누드 사진이란 당대의 금기를 행했다. 그는 이처럼 육안으로 판별하기 힘든 동작들을 직접 고안해낸 연속 촬영법을 통해 포착해냈고, 많은 사람들은 처음 보는 광경에 기암을 토했다.

그에 대한 소문은 미국과 유럽 전역에 퍼졌다. 1881년 프랑스를 방문한 마이브리지는 동물의 움직임을 포착하기 위해 ‘크로노포토그래픽 건’을 개발한 에티엔-쥘 마레(Etienne-Jules Marey)를 만난다. 크로노포토그래픽 건을 사용하면 피사체를 향해 방아쇠를 당기면 회전하는 필름 위로 1초에 12장의 사진이 촬영됐다. 마이브리지와 마레는 같은 목표를 가지고 공동 작업을 진행한다. 그 결과 둘은 동영상(Motion Picture)을 만들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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