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박물관 국제회의실에서 ‘2017 특화도서관 활성화 포럼’이 진행되고 있다.ⓒ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7
7일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박물관 국제회의실에서 ‘2017 특화도서관 활성화 포럼’이 진행되고 있다.ⓒ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7

 

‘2017 특화도서관 활성화 포럼’서 봇물 터진 관계자들

문체부 “조직개편으로 예정됐던 사업 이행 어려워”

[천지일보=이혜림·지승연 기자] 도서관을 단순 정보 제공의 장소를 넘어 특정 분야를 전문화하는 특화도서관 사업이 당초 예상과 달리 난항을 겪고 있다.

7일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박물관 국제회의장에서 ‘2017 특화도서관 활성화 포럼’이 진행됐다. 포럼은 6개월간 진행된 ‘2017 특화도서관 육성’ 시범사업의 사례를 발표하고, 앞으로의 사업 방향을 공유하기 위해 진행됐다.

‘2017 특화도서관 육성’ 시범사업은 도서관 환경 변화에 따른 특성화·전문화·개인화 등 이용자의 문화 요구에 대응, 특정 분야를 전문화해 차별화된 서비스로 이용자 만족도 극대화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도서관협회가 시작하는 사업이다. 이에 따라 문체부는 지난 6월 특화도서관 2개관·예비 특화도서관 8개관을 지정했다.

포럼에서 발제한 현희정 평생학습관(서울 마포) 사서에 따르면 예비로 선정된 도서관은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예비지정 기관에는 ▲특화서비스를 위한 전문 인력 지원 ▲리모델링 ▲프로그램 개발 ▲전문인력(강사) ▲연구 활동 등이 지원된다. 반면 재정적인 지원은 없다.

현희정 사서는 “무료 택배 서비스를 제공해 학교 기관에 미술 관련 책을 45일간 대여해줬다”며 “그러나 학교별로 원하는 책이 겹치고, 구비한 책은 없어 대여해줄 수 없다. 책이 조금 더 많았더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재정적인 지원이 돼야 한다”고 토로했다.

7일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박물관 국제회의실에서 ‘2017 특화도서관 활성화 포럼’이 진행되고 있다.ⓒ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7
7일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박물관 국제회의실에서 ‘2017 특화도서관 활성화 포럼’이 진행되고 있다.ⓒ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7

 

이와 관련해 김미연 문체부 행정사무관은 “특성화 도서관 예산 지원이 무산됐다”며 조심스레 입을 뗐다. 김 사무관은 “지난 9월 문체부 내 조직개편이 이뤄지면서 이전에 계획된 정책에 관한 예산 운용이 어려워졌다”며 “이후 내부적인 고민과 토론을 한 결과 매년 평가를 통해 5개관 내외의 도서관에 2000~3000만원의 재정을 지원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2018년까지는 현재 지정된 2개 지정기관과 8개 예비 기관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고 이 중 5개 기관에 최종 지원 금액이 지급된다”며 “새로운 기관 선정은 2019년부터 이뤄질 것”이라고 말해 청중의 공분을 샀다.

예비도서관은 물론이거니와 예비로조차 선정되지 않은 도서관의 재정 지원이 불확실해졌기 때문이다.

객석은 “애초에 3년 재정지원 된다고 공고해서 지원했더니 왜 인제 와서 안 된다고 하느냐” “예비 선정된 도서관은 주민들에게 앞으로 지원받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엎어졌다고 다시 말해야 하냐” 등 격렬하게 반발했다.

그러자 하부용 문체부 도서관정책기획단장은 “이미 추진하고 있던 사업이기 때문에 끝까지 진행하기 위해 많은 국회의원들을 찾아가 도와달라고 했으나 설득이 안 됐다”며 “도서관정책기획과의 다른 예산은 줄여서라도 이 사업에 대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참석자를 진정시켰다. 하지만 문체부의 말을 믿고 있던 객석의 흥분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7개월이지만, 조직개편이 되면서 앞서 운용되던 정책들이 무산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가 이 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어떻게 끊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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