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유통산업 집중지원

연구개발에 5년간 분산투자

글로벌 플랫폼화로 경쟁력↑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4차산업혁명 신기술을 도입하며 진화하고 있는 글로벌 유통사업자에 대항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가 국내 유통산업 연구개발(R&D)에 170억원을 투자한다. 6일 산업부는 내년부터 5년간 연구개발(R&D) 예산을 신규투자한다고 밝혔다. 별도의 R&D 예산 사업을 통해 유통산업 분야에 집중지원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예산은 ▲상품·구매정보에 대한 빅데이터 구축 ▲인공지능 기반 개인맞춤형 상품 추천 ▲가상·증강현실(VR/AR) 쇼핑 등 미래유통 산업의 핵심경쟁력 확보를 위한 유망과제에 지원된다.

최근 유통산업은 4차 산업혁명 신기술의 발전에 따라 지식·정보에 기반해 생산자와 소비자들 연결하는 플랫폼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해외 사업자들의 이런 변화는 더 두드러진다. 아마존·알리바바 등 국제 유통기업은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신사업 모델을 개발하고 수요 예측부터 주문·결제·배송 등에 이르는 전 과정에 걸쳐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아마존은 인공지능 쇼핑비서 ‘알렉사(Alexa)’를 도입하고 디지털 매장 ‘아마존고’ 등을 운영 중이다. 알리바바도 클라우드·AI시스템, 물류·배송 혁신 등을 통해 28조원에 달하는 광군제 주문량을 무리 없이 소화하기도 했다.

국내 기업들 역시 AI도입이나 오프라인 매장의 디지털화 등을 시도 중이다. 하지만 보다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해외사업자의 경우 관련특허출원수가 수천건에 달하지만 국내 기업은 턱없이 부족하다. 1998년부터 2015년까지 해외업체의 특허출원은 아마존 4891건, 알리바바 3374건, 월마트 669건 등으로 8934건에 달한다. 반면 국내업체는 전체 특허수가 해외업체의 0.01% 수준인 117건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산업부는 앞서 지난 3월 유통-정보통신기술(ICT) 업계가 함께하는 ‘유통산업융합 얼라이언스를 출범·운영해온 바 있다. 융합 얼라이언스는 유통기업 및 정보통신기술 기업을 대상으로 50여차례에 걸친 수요조사, 기술매칭 회의, 융합신기술 설명회를 통해 업계의 수요도가 높고 유망한 10개의 후보과제를 발굴했다. 상품·구매정보 빅데이터 구축, AI기반 상품추천·제고반품관리 등이 이에 해당한다.

산업부는 현재 발굴한 후보과제 중 평가를 통해 우수과제를 선별해 내년도 R&D 예산으로 우선 지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최종 선정된 과제는 12월 중 산업기술평가관리원 홈페이지를 통해 공고한다.

유통산업 연구개발(R&D) 10개 후보과제 발굴내용. (제공: 산업통상자원부) 2017.12.7
유통산업 연구개발(R&D) 10개 후보과제 발굴내용. (제공: 산업통상자원부) 2017.12.7

이동욱 산업부 중견기업정책관은 “투입되는 신규예산이 마중물 역할을 해 업계의 적극적 투자확대를 유도하길 기대한다”며 “우리 유통산업도 이제는 내수뿐 아니라 국제 시장을 내다보고 세계 유통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산업부는 8일 유통산업 융합 얼라이언스 통합 포럼을 개최해 이 같은 투자계획과 그간의 운영 성과 등을 밝힐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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