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박눈이 내리고 있는 중앙선 철길을 달리고 있는 화물열차. ⓒ천지일보(뉴스천지)DB
함박눈이 내리고 있는 중앙선 철길을 달리고 있는 화물열차. ⓒ천지일보(뉴스천지)DB

 

중국 계절적 특징 반영해

우리나라에 적용되진 않아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오늘 7일은 1년 중 가장 눈이 많이 내린다는 대설(大雪)이다. 소설(小雪)과 동지(冬至) 사이에 있는 대설은 24절기 가운데 21번째에 해당하는 절기다. 시기적으로는 음력 11월, 양력으로는 12월 7일이나 8일 무렵에 해당한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에서는 음력 10월 입동(立冬) 이후 음력 12월의 대한(大寒)까지를 겨울이라 여기지만, 서양에서는 추분(秋分) 이후 대설까지를 가을로 친다.

이억영의 ‘대설풍경’. (출처: 코리아넷)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7
이억영의 ‘대설풍경’. (출처: 코리아넷)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7

 

◆이름만큼 적설량 많지 않아

원래 재래 역법(曆法)의 발상지이며, 기준 지점인 중국 화북지방(華北地方)의 계절적 특징을 반영한 절기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의 경우 반드시 이 시기에 적설량이 많다고 볼 수 없다.

실제로 7일 11시 기준 서울 기온은 3도로 약하게 눈이 내리긴 했으나 추위는 잠시 물러나겠다.

지난 10년간 서울의 대설 평균기온은 지난 2016년 1.7도, 2015년 1.9도, 2014년 -3.4도, 2013년 6.2도, 2012년 -4.5도, 2011년 4.0도, 2010년 -0.7, 2009년 -0.1도, 2008년 -2.8, 2007년 1.6 등으로 일정하지 않다. 가장 추웠던 년도는 2012년이며, 가장 따뜻했던 해는 6.2도인 2013년이다.

기상청이 국내기후자료 최대값을 조사한 1973년부터 2017년 사이 대설에 가장 추웠던 년도와 지역은 2008년 전북 고창군이며, 기온은 -9.8도였다.

함평군 나산면 초포리 입석마을 부녀회 회원들이 메주를 만들기 위해 전통방법으로 메주를 삶고 있다. (사진제공: 함평군)ⓒ천지일보(뉴스천지)DB
함평군 나산면 초포리 입석마을 부녀회 회원들이 메주를 만들기 위해 전통방법으로 메주를 삶고 있다. (사진제공: 함평군)ⓒ천지일보(뉴스천지)DB

◆농부가 새해 준비하는 농한기

대설이 있는 음력 11월은 동지와 함께 한겨울을 알리는 절기로, 농부들에게 있어서 1년을 마무리하면서 새해를 맞이할 준비를 하는 농한기(農閑期)이기도 하다. 가을에 수확한 곡식들이 곳간에 가득 쌓여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당분간 끼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풍성한 시기였다. 덕분에 농부들은 모처럼 농사일에서 벗어나 가벼운 마음으로 휴식을 취했다고 전해진다.

대설과 관련된 속담에서도 이를 살펴볼 수 있다. ‘눈은 보리의 이불이다’는 속담은 대설에 눈이 많이 내려야 보리농사가 풍년이 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농가월령가’에도 보면 ‘부네야 네 할 일 메주 쑬 일 남았도다. 익게 삶고 매우 찧어 띄워서 재워두소’라는 구절이 있다. 이 시기 농촌에서는 집집마다 누런 콩을 삶아 메주를 만들었다. 한해 반찬의 밑천이 되는 메주이기 때문에 어머니들은 온갖 정성을 다했다. 추운 겨울을 대비해 음식을 저장하는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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