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피해극복기념관 내부. (제공: 충청남도) ⓒ천지일보(뉴스천지)
유류피해극복기념관 내부. (제공: 충청남도) ⓒ천지일보(뉴스천지)

대형유조차 500대분 기름유출 대형참사

123만 자원봉사자, 온몸으로 기름 제거

세계자연보전연맹, 국립공원 등급 인증

“수십년 회복 어렵다… 극적인 복구”

[천지일보=박주환 기자] 딱 10년 전이다. 2007년 12월 7일 오전 7시 6분, 충남 태안군 만리포해수욕장 앞 해상에서 선박 충돌로 인한 대형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삼성중공업이 운용하는 예인선 2대(삼성 T-5호, 삼호 T-3호)가 해상크레인을 실은 부선(삼성 1호)을 끌고 가다가 연결된 줄이 끊어지면서 크레인 부선이 입항대기 중이던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호(14만 6848톤)’와 충돌했다.

이 사고로 유조선의 원유탱크에 구멍이 났고 1만 2547㎘(1만 900톤)의 원유가 유출됐다. 도로에서 볼 수 있는 대형유조차(25㎘ 기준) 500대가 바다에 빠진 셈이다. 1995년 여수 씨프린스호의 기름 유출량(5035㎘)의 2.5배, 피해액은 14.7배에 달하는 초대형 해양오염사고로 기록됐다.

2007년 12월 7일 발생한 태안 기름유출 사고 위치. (제공: 충청남도) ⓒ천지일보(뉴스천지)
2007년 12월 7일 발생한 태안 기름유출 사고 위치. (제공: 충청남도) ⓒ천지일보(뉴스천지)

 

2007년 12월 7일 해상크레인을 실은 부선(삼성 1호)이 입항대기 중이던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호’와 충돌해 유조선 원유탱크에서 기름이 새어나오고 있다. (제공: 충청남도) ⓒ천지일보(뉴스천지)
2007년 12월 7일 해상크레인을 실은 부선(삼성 1호)이 입항대기 중이던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호’와 충돌해 유조선 원유탱크에서 기름이 새어나오고 있다. (제공: 충청남도) ⓒ천지일보(뉴스천지)
2007년 12월 7일 발생한 기름유출 사고로 오염된 원유해안가. (제공: 충청남도) ⓒ천지일보(뉴스천지)
2007년 12월 7일 발생한 기름유출 사고로 오염된 원유해안가. (제공: 충청남도) ⓒ천지일보(뉴스천지)
2007년 12월 7일 발생한 유조선 기름유출사고로 모래사장에 기름띠가 선명하다. (제공: 충청남도) ⓒ천지일보(뉴스천지)
2007년 12월 7일 발생한 유조선 기름유출사고로 모래사장에 기름띠가 선명하다. (제공: 충청남도) ⓒ천지일보(뉴스천지)
2007년 12월 7일 발생한 기름유출 사고로 오염된 만리포해수욕장. (제공: 충청남도) ⓒ천지일보(뉴스천지)
2007년 12월 7일 발생한 기름유출 사고로 오염된 만리포해수욕장. (제공: 충청남도) ⓒ천지일보(뉴스천지)

충남에서만 6개 시·군(보령 서산 당진 서천 홍성 태안)의 해안선 70.1㎞, 해수욕장 15개소, 도서 59개소가 오염됐으며 전국적으로는 3개 시·도에 걸쳐 11개 시·군의 해안선 375㎞, 해수욕장 15개소, 도서 101개소에서 기름 오염이 확인됐다.

방재작업에 투입된 인력은 총 207만명이며 이 중 자원봉사자가 123만명이다. 장비는 3만 5000대가 투입됐다.

◆검은 기름으로 뒤덮힌 바다

사고 발생일인 2007년 12월 7일. 태안 연안에는 폭 2㎞, 길이 7.4㎞의 기름띠가 유입돼 해경정 12척, 방재선 3척이 긴급 방재에 나섰다.

이튿날에는 해안에 13㎞가량의 원형 기름띠가 형성됐으며 인근 해변에는 길이 약 17㎞, 폭 10m의 검은 기름띠가 선명했다. 함정 67척, 항공기 6대, 1300여명의 장비와 인력이 투입됐다.

사흘째인 9일,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 오염된 해안선 길이 150㎞, 어장 등 250곳(3571㏊)에서 오염이 확인됐으며 선박 90여척, 항공기 6대, 인력 6650여명 등 피해확산을 막기 위해 투입된 인원과 장비도 함께 늘어갔다.

태안 기름 유출 사고 발생 후 1년이 지나 열린 국제포럼에서 세계 각국의 환경 전문가들은 태안 사고해역에서 장기적인 생태·환경 파괴가 일어날 것이라 우려했다. 수십년이 걸려도 사고 이전으로 되돌리기는 힘들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많았다.

2007년 12월 7일 발생한 태안 기름유출 사고 극복을 위해 전국에서 몰려온 자원봉사자들. (제공: 충청남도) ⓒ천지일보(뉴스천지)
2007년 12월 7일 발생한 태안 기름유출 사고 극복을 위해 전국에서 몰려온 자원봉사자들. (제공: 충청남도) ⓒ천지일보(뉴스천지)
2007년 12월 7일 발생한 태안 기름유출 사고 극복을 위해 전국에서 몰려온 자원봉사자들. (제공: 충청남도) ⓒ천지일보(뉴스천지)
2007년 12월 7일 발생한 태안 기름유출 사고 극복을 위해 전국에서 몰려온 자원봉사자들. (제공: 충청남도) ⓒ천지일보(뉴스천지)
2007년 12월 7일 발생한 태안 기름유출 사고 극복을 위해 전국에서 몰려온 자원봉사자들. (제공: 충청남도) ⓒ천지일보(뉴스천지)
2007년 12월 7일 발생한 태안 기름유출 사고 극복을 위해 전국에서 몰려온 자원봉사자들. (제공: 충청남도) ⓒ천지일보(뉴스천지)
2007년 12월 7일 발생한 태안 기름유출 사고 극복을 위해 전국에서 몰려온 자원봉사자들. (제공: 충청남도) ⓒ천지일보(뉴스천지)
2007년 12월 7일 발생한 태안 기름유출 사고 극복을 위해 전국에서 몰려온 자원봉사자들. (제공: 충청남도) ⓒ천지일보(뉴스천지)

 ◆기름 바다를 하얀 천으로 보듬은 123만 자원봉사 손길

‘극적이었다’는 표현이 맞을까. 지난해 1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태안해안국립공원 보호지역 등급을 ‘카테고리Ⅴ(경관보호지역)’에서 ‘카테고리Ⅱ(국립공원)’로 상향 인증했다. 경관보호지역에서 국립공원 등급으로 변경된 것은 생태적 가치가 우수하고 관리·보전 상태도 뛰어나다는 것을 뜻한다.

나락과도 같은 상황에서 빠르게 해양 생태계가 회복될 수 있었던 것은 123만 자원봉사자의 힘이 절대적이었다.

지난 6일 태안 유류피해극복기념관에서 해설사로 활동하는 유성상(54, 만리포교회) 목사를 만나 당시의 상황을 들었다. 유류피해극복기념관은 기름유출 사고로 인한 피해 극복 과정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 9월 15일 충남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에 문을 열었다.

유성상 해설사는 “태안 만리포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살고 있다. 10년 전 사고 당시 주민들과 함께 복구 작업에 동참했다”면서 “사고 당시의 모든 상황을 알기에 해설사 겸 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태안 기름유출 사고는 모두에게 아픈 기억이지만 한편으로는 대한민국 국민의 단합된 힘을 보여준 역사적인 사건”이라면서 “주말이 되면 피해복구에 동참했던 봉사자들이 자녀를 데리고 와 당시의 상황을 실감나게 설명해준다”고 귀띔했다.

2007년 12월 7일 발생한 기름유출 사고로 인한 오염을 극복하고 깨끗한 모습을 보이는 만리포해수욕장. (제공: 충청남도) ⓒ천지일보(뉴스천지)
2007년 12월 7일 발생한 기름유출 사고로 인한 오염을 극복하고 깨끗한 모습을 보이는 만리포해수욕장. (제공: 충청남도) ⓒ천지일보(뉴스천지)
2007년 12월 7일 발생한 기름유출 사고를 극복하고 태안 일대 해안은 이제 예전 생태계를 회복했다. (제공: 충청남도) ⓒ천지일보(뉴스천지)
2007년 12월 7일 발생한 기름유출 사고를 극복하고 태안 일대 해안은 이제 예전 생태계를 회복했다. (제공: 충청남도) ⓒ천지일보(뉴스천지)
2007년 12월 7일 발생한 기름유출 사고로 인한 오염을 극복하고 깨끗한 모습을 보이는 만리포해수욕장. (제공: 충청남도) ⓒ천지일보(뉴스천지)
2007년 12월 7일 발생한 기름유출 사고로 인한 오염을 극복하고 깨끗한 모습을 보이는 만리포해수욕장. (제공: 충청남도) ⓒ천지일보(뉴스천지)

만리포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한 식당주인(70대)은 “백사장에 인접한 식당 앞까지 기름띠가 몰려와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어져 생계가 막막했다”고 당시의 일을 회상했다. 삶의 터전이 죽음의 바다로 변한 탓에 생계가 어려워진 지역 주민 4명이 자살하는 일도 있었다.

이 식당주인은 “10년 전의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봉사자들께 감사드린다”면서 “지금은 사고 전 환경보다 더 깨끗하고 좋아졌으니 만리포를 잊지 말고 다시 찾아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천지일보 태안=박주환 기자] 지난 6일 충남 태안군 만리포해수욕장. 2007년 12월 7일 발생한 기름유출 사고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을만큼 깨끗한 모래사장이 보인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6
[천지일보 태안=박주환 기자] 지난 6일 충남 태안군 만리포해수욕장. 2007년 12월 7일 발생한 기름유출 사고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을만큼 깨끗한 모래사장이 보인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6
[천지일보 태안=박주환 기자] 지난 6일 충남 태안군 만리포 해변. 2007년 12월 7일 발생한 기름유출 사고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이 깨끗한 바다와 바위가 보인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6
[천지일보 태안=박주환 기자] 지난 6일 충남 태안군 만리포 해변. 2007년 12월 7일 발생한 기름유출 사고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이 깨끗한 바다와 바위가 보인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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