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극우성향 불교단체인 ‘마바타(민족종교 보호를 위한 애국연합)’ 지도자 아신 위라투. (출처: 뉴시스)
미얀마 극우성향 불교단체인 ‘마바타(민족종교 보호를 위한 애국연합)’ 지도자 아신 위라투.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미얀마 극우 승려로 알려진 위라투가 자국에 이어 방글라데시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을 정치인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이유는 미얀마의 민감한 정치 현안인 로힝야족 문제를 거론했기 때문이다.

6일 미얀마 독립언론인 이라와디에 따르면 극우성향의 미얀마 불교단체인 ‘마바타(민족종교 보호를 위한 애국연합)의 지도자 아신 위라투가 방글라데시를 방문해 로힝야족을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눈 교황을 비판했다.

미얀마 내에서 반(反) 로힝야 정서를 부추기며 ‘불교계의 빈 라덴’이라는 별칭까지 얻은 위라투는 이라와디와 인터뷰에서 “교황은 미얀마 방문 전후에 로힝야라는 표현을 썼다. 그는 종교 지도자의 지위를 이용해 정치인처럼 행동한 사람”이라고 비판을 가했다.

교황은 기회가 되면 로힝야족 문제를 수차례 거론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달 불교국가 미얀마 방문할 당시에는 ‘로힝야’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 이후 방문한 방글라데시에서는 로힝야족 난민 대표를 만났고 로힝야족이라 표현하며, 대화를 나눴다.

위라투는 “교황이 로힝야라는 표현을 쓴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그는 정부 정책에 반감을 드러내며 비판하면서도 이슬람계 소수민족 로힝야족에 대한 인종청소 논란을 불러일으킨 민 아웅 흘라잉 군 최고사령관을 신뢰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국제사회가 이들을 제재를 가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부적절하며 잘못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미국 등 국제사회는 약 62만명의 난민이 발생한 로힝야족 사태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에 대해 제재하려는 행동을 취하기 시작했다. 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 하원은 이날 이슬람계 로힝야족을 탄압한 미얀마 군대와 보안군에 대한 제재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요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결의안에는 잔인한 인종청소와 민간인에 대한 살인 및 폭력으로 대응한 군부를 비난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지난달 22일 미국 렉스 틸러슨 외무장관은 성명을 내고 “철저한 분석을 통해 볼 때 이번 사태는 로힝야족에 대한 인종청소(ethnic cleaning)로 간주된다”고 말했다. 미얀마군이 로힝야족 반군단체를 테러단체로 규정했다. 미국 정부는 그 책임자들에 대해서 ‘표적 제재’를 가할 것을 고려 중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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