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5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러시아 선수들의 개인 출전은 허용하지만 선수단 출장은 금지했다. 이날 러시아 국기를 든 한 여성이 IOC 본부를 바라보고 있다. (출처: 뉴시스) 2017.12.06.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5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러시아 선수들의 개인 출전은 허용하지만 선수단 출장은 금지했다. 이날 러시아 국기를 든 한 여성이 IOC 본부를 바라보고 있다. (출처: 뉴시스) 2017.12.06.

 

“스포츠강국에 대한 모욕, 전면 거부” vs “준비한 선수들 개인 출전 허용”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조직적 도핑(금지약물복용) 스캔들로 인해 IOC(국제올림픽위원회)로부터 2018평창동계올림픽에 선수단 출전을 금지당한 러시아가 ‘보이콧’ 찬반 여론으로 뜨겁다.

IOC는 6일(한국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집행위원회를 열어 소치올림픽 당시 국가 주도의 도핑 조작을 한 러시아에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을 금지하는 강한 징계를 내렸다. 러시아의 이 같은 징계는 1964년부터 1988년까지 흑백분리정책(아파르트헤이트)으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은 남아프리카공화국가 올림픽 출전 자격을 박탈당한 이후 두 번째다.

IOC는 다만 약물 검사를 문제없이 통과한 러시아 선수들이 개인 자격으로 참가할 수 있도록 했다. 개인 자격으로 출전하려면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 Olympic Athlete from Russia)’로 나가 러시아 국기 대신 OAR과 오륜기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어야 한다. 시상대에서도 러시아 국가 대신 ‘올림픽 찬가’가 울려 퍼진다.

IOC의 이 같은 결정에 러시아 내에서는 다수의 스포츠 관계자와 정치인들은 IOC의 조치를 러시아와 러시아 선수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강하게 비난하면서 평창 올림픽 참가를 전면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다른 한쪽에서는 올림픽을 준비해온 선수들을 위해 원하는 선수에게 개인 자격 참가를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6일(현지시간)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축구협회 집행위원으로 하원 부의장인 이고리 레베데프는 “올림픽에서 국기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한 IOC의 결정은 러시아 같은 스포츠 강국에 대한 모욕이며 합당한 조처를 해야 한다”면서 “모든 스포츠 협회가 공동으로 올림픽을 전면 보이콧하는 것이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보이콧 촉구 의지를 보였다.

프란츠 클린체비치 러시아 상원 국방·안보위원회 제1부위원장 역시 “IOC의 조치는 러시아를 세계 스포츠에서 고립시키려는 것”이라면서 “강국이 국기 없이 올림픽에 갈 수는 없다”고 보이콧을 지지했다.

바이애슬론 세계챔피언을 지낸 현 하원의원 블라디미르 드라체프는 “선수들은 러시아 국기 아래에서 훈련해 왔다. 설령 당신이 금메달을 따 시상대에 오른다 한들 그 메달을 누구에게 가져다줄 것인가. 올림픽기를 위해 뛰는 것은 옳지 못하다”며 보이콧에 무게를 실었다.

반면 러시아 컬링 협회 회장이자 하원의원인 드미트리 스비셰프는 “이 문제에서 어떤 경우에도 감정에 의존해선 안 된다”며 “선수들은 평생 올림픽 준비를 해왔으며 국가도 준비했다. 모든 것을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보이콧에 부정적 입장을 시사했다.

러시아 아이스하키 선수 일리야 코발축도 “반드시 올림픽에 가야 한다. 보이콧은 항복을 의미한다”며 “많은 선수에게 이번이 마지막 대회가 될 수 있고 그들은 더는 올림픽에 참가할 기회가 없을 것”이라고 개인 자격 출전 허용을 지지했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는 오는 12일 올림픽 출전 후보 선수들과 코치, 개별 종목 협회 대표 등이 참석하는 '올림픽 회의'를 열고 올림픽 참가 관련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이번 IOC의 징계에 2014 소치올림픽에서 귀화해 러시아 쇼트트랙 대표로 뛰어 3관왕을 달성했던 빅토르 안(안현수, 32) 역시 피해를 보게 됐다. 안현수가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 무게가 될 지도 모르는 평창동계올림픽에 개인 자격으로라도 출전할지 여부도 주목된다.

한편 우리나라로서는 러시아의 불참으로 흥행에 당장 빨간불이 켜졌다. 앞서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소속 선수들이 전원 불참을 선언한 데 이은 악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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