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현궁 노안당 (제공: 서울역사박물관)ⓒ천지일보(뉴스천지)
운현궁 노안당 (제공: 서울역사박물관)ⓒ천지일보(뉴스천지)

서울역사박물관 ‘운현궁, 하늘과의 거리 한자 다섯치’展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고종의 즉위부터 재위 40년에 이르기까지 흥선대원군의 생애를 유물을 통해 들여다볼까.

서울역사박물관(관장 송인호)은 오는 7일부터 2018년 3월 4일까지 서울역사문화특별전 ‘운현궁-하늘과의 거리 한 자 다섯 치’ 전시를 개최한다.

전시는 서울역사박물관의 최대 컬렉션인 운현궁(雲峴宮) 유물을 선보이는 자리이다. 지난 1993년부터 지금까지 운현궁 소장 유물을 10여 차례에 걸쳐 기증받았고, 흥선대원군과 운현궁 관련 유물을 집중적으로 수집해 현재 8000여점을 소장하고 있다.

국왕인 고종보다 더 강력한 권위를 지녔던 시절의 노안당, 명성왕후가 가례를 치른 노락당, 권력을 내려놓은 뒤 노년을 보낸 이로당 등 운현궁의 공간들을 흥선대원군의 회고로 재구성해 전시했다.

노안당은 조선 후기 국왕의 명령보다 강한 권위와 힘을 가졌던 대원위분부(大院位分付)가 내려진 정치적 공간이다. 이곳에서 통치체제 정비를 위한 구상을 했고, 당파를 초월한 인재를 발굴했다. 또한 경복궁의 중건으로 왕실의 위상과 권위를 회복하려 했으며, 호포제와 사창제를 시행하여 농민들의 생활을 안정화시키려했다.

노락당은 명성황후가 궁중 예법과 가례 절차를 교육받고 가례를 치른 의례 공간이다. 고종과 명성황후의 가례는 1866년 3월에 행해졌다. 고종의 가례 의절은 역대 국왕과 같은 형태로 진행됐으나 규모는 가장 성대했다.

특히 운현궁에서 친영례(親迎禮:왕이 왕비를 모시고 가는 의식)를 마치고 환궁하는 행렬에는 총 2430여명의 인원과 690여필의 말이 동원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고종명성왕후가례도감의궤(高宗明成皇后嘉禮都監儀軌)을 통해 가례 절차와 내용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이로당은 권력을 놓은 대원군과 부대부인의 노년 모습이 담긴 장소이다. 이 공간에서는 ‘송수구장십첩병풍’이 최초로 공개된다. 이 병풍은 이재면이 회혼(回婚)을 맞이한 흥선대원군 부부의 장수를 비는 아홉 악장(樂章)을 비단에 써서 흥선대원군 부부에게 올린 것으로 전해지며, 알려지지 않은 당시 상황을 유추해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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