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정부세종청사 국세청 브리핑룸에서 김현준 국세청 조사국장이 조세회피처나 해외현지법인 등을 이용해 재산을 숨기는 역외탈세 조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6일 정부세종청사 국세청 브리핑룸에서 김현준 국세청 조사국장이 조세회피처나 해외현지법인 등을 이용해 재산을 숨기는 역외탈세 조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국세청이 조세회피처나 해외현지법인 등을 이용해 세금을 탈루한 혐의가 있는 역외탈세 혐의자 37명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국세청은 소득이나 재산을 은닉하는 등 역외탈세 혐의가 짙은 37명을 선정해 전국적으로 동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5일 밝혔다.

조사 대상자는 조세회피처에 설립된 외환거래 정보, 해외현지법인 투자·거래 현황, 해외 소득·재산 보유 현황 등을 분석해 추려냈다.

지난달 역외 조세회피처인 영국령 버뮤다의 로펌 ‘애플비’에서 유출된 조세회피 자료 ‘파라다이스 페이퍼스(Paradise Papers)’와 관련된 한국인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당시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공개한 자료에는 각국 정상과 정치인 120여명, 배우 등 유명인이 대거 포함되거나 연루돼 파장을 일으켰다.

유출 자료에는 한국인 232명 외에도 현대상사, 효성 등 대기업과 한국가스공사 등 공기업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세청은 파라다이스 페이퍼스 명단에 대해 현재 정밀 검증을 진행 중이다.

조사 대상에 오른 37명은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해 국외 소득을 은닉하거나 용역대가 등을 허위로 지급해 법인자금을 유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경우 해외현지법인에 투자를 하는 척하면서 법인자금을 빼돌리거나 현지법인 매각 자금을 사주가 유용하는 사례도 있었고, 해외현지법인이나 위장 계열사와 거래 실적 단가를 조작하는 방법으로 자금을 빼내거나 중개수수료 등을 해외에서 받은 뒤 전·현직 직원 명의 계좌로 국내로 반입하는 경우도 발견됐다.

국세청이 올해 10월까지 적발한 역외탈세 혐의자는 187명이고, 이들에게 추징한 세액만 1조 1439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추징한 1조 1037억 원보다 402억원(3.6%) 늘어난 수치다.

김현준 국세청 조사국장은 “역외탈세는 꾸준히 조사가 이뤄지고 있으며 이번 조사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며 “이번 조사 대상에는 100대 대기업과 사회 저명인사도 포함돼 있으며 기업들은 서울 소재 기업이 대다수”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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