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가 태안기름유출참사 10주년을 하루 앞둔 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이순신장군상 앞에서 ‘삼성이 저지른 태안기름유출 환경참사 발생 10주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가 태안기름유출참사 10주년을 하루 앞둔 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이순신장군상 앞에서 ‘삼성이 저지른 태안기름유출 환경참사 발생 10주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6

2007년, 유조선과 ‘삼성’의 해상 크레인 충돌

유조선·HNS선박 선체강화 및 항로 확보

태안군서 전립선암 154%, 백혈병 54% 증가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태안기름유출참사 10주년을 하루 앞둔 가운데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가 유조선의 선체 강화, 안전한 항로 확보 등 선박의 안전 보장과 유류오염 방지를 위한 대책마련을 정부에 촉구했다.

바다위원회는 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이순신장군상 앞에서 ‘삼성이 저지른 태안기름유출 환경참사 발생 10주년 기자회견’을 열고 “유류오염사고에 대한 정부의 대응방안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이들은 유류오염사고에 대한 정부의 대응방안을 재점검하기 위해 ▲유조선과 유독물질 운반선박의 선체를 강화하는 정책 시행 ▲유조선과 HNS(Hazardous and Noxious Substances) 선박의 안전한 항로 확보 ▲주요항구마다 유류오염 전문방제단 설치 등을 해양수산부에 요구했다.

바다위원회는 “태안사고 이후 해양수산부는 모든 종류의 유조선에 대해 선체를 두 겹으로 유지하는 이중선체 정책을 시행 중이지만 2008년 이후에도 매년 200~300건의 해상기름유출사고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해상기름유출사고보다 더 큰 문제로 HNS라 불리는 유해화학물질을 운반하는 선박에 대한 안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꼬집었다. 바다위원회는 “HNS 선박사고도 매년 3회꼴로 발생하고 있다”며 “HNS 선박의 선체를 강화하는 정책 마련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바다위원회는 유조선과 HNS 선박의 안전한 항로 확보를 위해 유조선과 화학물질 운반선의 교통상황을 24시간 모니터링하는 관제시스템을 항공기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들은 해양경찰청과 해양환경관리공단으로 이원화 돼 있는 방제체계를 통합하고 신속한 대응이 가능한 전문방제단 설치를 요구했다.

이외에도 바다위원회는 지진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포항영일만의 이산화탄소 해양지중저장 사업 중지와 지진 안전성 검토를 산업자원부에 촉구했다.

태안기름유출사고는 2007년 12월 7일 서해 태안 앞바다에서 유조선 허베이스피리트호와 삼성중공업의 해상 크레인이 충돌해 기름이 유출되면서 발생했다. 국내에서는 가장 심각한 해양오염 사고로 기록됐다.

바다위원회는 “태안유류오염 사고 직후 초등학생부터 노인까지 현장을 찾아 기름찌꺼기를 닦아낸 자원봉사는 123만명에 이른다”며 “미국 엑손발데즈호 사고 후 조간대 생태계가 회복하는데 20년이 걸린 반면 태안지역 생태계는 5년만에 회복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발암물질인 방향족탄화수소를 다량 함유한 원유는 휘발성이 높아 호흡기를 통해 쉽게 인체로 흡수될 수 있어 주민들의 건강을 쉽게 위협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에 따르면 사고 이후 10년간의 추적조사 결과 2009년 이후에 태안군에서 전립선암(남성)이 154% 증가했고, 백혈병(여성)이 54% 증가했다.

최예용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 부위원장은 “세월호 참사와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기억해야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는다”면서 “사고를 일으킨 삼성 중공업은 기억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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