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천도교 수운회관에서 한국종교연합(URI-Korea, 상임대표 박남수)이 ‘종교와 정의’라는 주제로 제92차 평화포럼을 열고 있다. 일산 미래사 주지 해봉스님이 발제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5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천도교 수운회관에서 한국종교연합(URI-Korea, 상임대표 박남수)이 ‘종교와 정의’라는 주제로 제92차 평화포럼을 열고 있다. 일산 미래사 주지 해봉스님이 발제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5

한국종교연합, 평화포럼서 ‘종교와 정의’ 묻다
“새해엔 종교인부터 정도·평화의 삶 열어가자”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8대 종단 협의체인 한국종교연합(URI-Korea, 상임대표 박남수)이 주최한 ‘제92차 평화포럼’이 5일 서울 종로구 천도교 수운회관에서 열렸다.

한국종교연합은 2017년 한해 ‘종교와 정의’라는 대주제로 평화포럼을 이어왔다. 지난 6월 언론인을 시작으로 청년, 평신도, 다문화가정, 종교 학자들의 열띤 토론에 이어 마지막으로 열린 평화포럼에선 천도교, 유교, 불교, 원불교 성직자들이 패널로 참여해 각 종단에서 바라본 종교와 정의에 대한 의미를 심도 있게 논했다.

경동교회 박종화 원로목사가 사회자로 나섰으며, 발제자로는 천도교 주선원 선도사(천도교중앙총부 감사원장), 유교신문사 이상호 대표, 불교 해봉스님(일산미래사 주지), 원불교 김대선 교무(원다문화센터 원장) 등이 참여했다.

첫 발제자로 나선 이상호 대표(유교 성균관 기획위원장)는 유교의 정의론을 설명하며 도덕적 의식 문제를 거론했다. 이 대표는 “(현대인을 포함한 종교인들의) 도덕의식이 과거보다 얼마나 나아져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유교에서 말하는 정의는 의(義)인데, 자기 것이 아닌데 가지려고 하는 욕망이 의롭지 않게 된다. 자기의 것을 가질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 의가 되며 정의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해봉스님은 “불교에서의 정의는 ‘진리’의 다른 표현이다. 또 정도(正道)라고도 한다. 욕심 있는 사람에게는 진리가 없다. 남의 것을 탐하면 안 된다”며 “모든 생명체·사람에겐 불성이 있기에 남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차별이 없어야 한다. 자기 양심에 비추어서 인간답게 살아가는 삶이 진리의 삶이며, 정의의 길을 걷는 것”이라고 밝혔다.

주선원 선도사는 “종교인들이 사회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종교계 안팎으로 시끄럽다”며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는 횃불을 들지 않으면 썩게 된다. 성인들도 자기 몸을 바쳐 정의의 길을 가셨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천도교 수운회관에서 한국종교연합(상임대표 박남수)이 ‘종교와 정의’라는 주제로 제92차 평화포럼을 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5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천도교 수운회관에서 한국종교연합(상임대표 박남수)이 ‘종교와 정의’라는 주제로 제92차 평화포럼을 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5

사회자로 포럼을 이끈 박종화 목사도 정의로운 세상을 만드는 데 앞장서야 하는 종교인의 역할에 대해 한마디 던졌다. 박 목사는 “우리는 정의를 말하는데 오른편과 왼편이 서로 옳다고 해야 은총이라 생각한다. 한 몸이 아닌 것처럼, 한 나라가 아닌 것처럼 하면 문제가 된다”며 “종교인은 중심을 잡아주고, 좌든 우든 대한민국이 밝은 미래를 향해 가도록 하자. 종교도 나라도 사는 길이다”고 강조했다.

앞서 인사말을 건넨 박남수 상임대표는 “종교인의 기본이 정의다. 우리는 주장하기보다 타인에게 무엇을 해 주었는지 우선 생각해 봐야 한다”며 “올 한해를 되돌아보며 새해에는 정의(정도)와 평화, 행복의 삶을 살아가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는 소망을 전했다.

한편 한국종교연합은 불교, 천주교, 개신교, 유교, 원불교 천도교, 민족종교, 이슬람교 등 종교 간의 차이를 존중하며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계를 만들어가기 위해 2000년 6월 창립한 범종교 비영리민간단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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