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칼럼] 한국을 추월하는 중국의 하이테크
[IT 칼럼] 한국을 추월하는 중국의 하이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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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 

 

중국의 모바일 메신저 ‘위챗’ 사용자는 전 세계 9억 8천만명, 게임 부문 매출액은 100억 달러로 세계 1위이다. 최근에는 텐센트가 홍콩 증시에서 아시아 기업 최초로 시가총액 5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전 세계에서 이보다 가치가 높은 기업은 미국의 애플·구글·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페이스북 5곳뿐이다. 이는 최근 현실화되고 있는 중국의 하이테크 굴기(?起)를 보여주는 한 사례이다. 텐센트·알리바바·바이두 등 인터넷 기업은 이제 중국을 넘어 미국 실리콘밸리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성장한 것이다.

첨단 IT제조업에서도 중국은 한국을 추월하기 시작했다. 중국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이미 세계 최강국이다. 화웨이가 지난달 출시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메이트10프로’는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AI) 전용 칩을 탑재했다. 올해 3분기 전 세계에서 팔린 스마트폰의 절반인 47.1%는 화웨이·오포·샤오미·비보 등 중국 업체가 만든 제품이다. 1위인 삼성전자와 8위 LG전자 등 한국산 스마트폰의 두 배에 이른다.

TV 시장도 마찬가지다.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은 3분기 기준 27%로 세계 1, 2위인 삼성전자와 LG전자(양사 합계 34.4%)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다른 IT제품도 중국산이 이미 세계시장의 휩쓸고 있고 중국 업체들의 기술력도 한국과 차이가 없다.

한국이 가장 앞서 있는 반도체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올해부터 2019년까지 3년간 중국에서 건설 예정인 반도체 공장은 모두 15개이다. 한국(3개), 일본(4개), 대만(7개)을 모두 합친 것보다도 많다. 중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 지원을 위해 조성한 펀드만 1000억 달러 이상이다. 중국의 칭화유니그룹은 240억 달러를 투자해 우한(武漢)에서 3D 낸드플래시 반도체 공장을 건립해서 내년 2분기부터 제품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중국 반도체는 반도체 설계와 파운드리(위탁 생산) 분야에서는 이미 세계적인 수준이다.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는 세계 50대 반도체 설계 기업 중 중국 업체가 11곳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내년부터 메모리 반도체를 본격 생산하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일본 도시바 등 선발 주자들을 위협하면서 세계 반도체 판도가 흔들릴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중국기업의 뒤늦은 출발은 오히려 혁신적인 기능 구현이 가능하고 중국 시장이라는 규모의 경제로 만회하면서 급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위챗’이다. 한국의 카카오톡보다 1년 늦은 2011년 출시했지만 텐센트는 모바일 핀테크를 모바일 메신저와 결합한 위챗페이를 2013년 세계 최초로 내놓았다. 이후 콜택시 이용, 음식배달, 쇼핑, 게임 등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면서 사용자가 급증했다.

미국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0억 달러 이상 신생 기업) 221개 중 64곳이 중국 기업이다. 중국의 스타트업 열풍은 인공지능(AI)·드론(무인기)·교통·인터넷보안·헬스케어·교육·미디어 등 모든 분야에서 일어난다.

중국의 하이테크 굴기(?起)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결과이다. 지난 2015년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반도체·로봇·자율주행차 등 하이테크 제조업 분야에서 세계 대표 기업을 육성하는 ‘중국 제조 2025’ 전략을 발표했다. 중국 정부와 금융권이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중국 정부는 2013년 ‘모두가 창업하고 혁신한다’는 기치를 내걸고 창업 절차를 간소화하고 최소 자본금 제도도 없앴다. 텐센트·알리바바·바이두 등 중국 1세대 테크 기업들이 스타트업에 막대한 돈을 투자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한국 반도체 산업이 사상 최고 실적을 내고 최근의 예상보다 높은 성장률에 도취할 게 아니라 첨단 제조업까지 중국에 주도권이 넘어갈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 다행이 최근 우리 정부도 ‘혁신 성장’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혁신 성장론이 제대로 작동할지 의문이다. 각 산업 부문에서 혁신을 촉진하려면 각종 규제와 기득권 구도를 혁파해야 하는데 집권 여당과 정부 핵심부에서 반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 선도를 저해하는 각종 규제도 산재하고 있다. 창업과 기업 역동성에 관련된 분야에선 정부 간섭을 최소화하도록 규제를 혁파하고 기업 혁신을 유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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