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세종로 광화문광장의 세종대왕상.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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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수록 단어 40건 내용 수정

현재 사용하는 단어의 의미와 용법에 알맞게 개정해

[천지일보=지승연 기자] ‘아직 따라 죽지 못한 사람’이라는 의미를 지닌 단어 ‘미망인(未亡人)’의 뜻이 수정됐다.

국립국어원은 올해 3분기 표준국어대사전 정보 수정에서 표준국어대사전에 실린 단어 중 40건에 대해 현재 사용하는 의미와 용법이 다른 것을 바로잡고, 표제어도 추가·삭제했다고 3일 밝혔다.

뜻이 수정되거나 추가된 단어는 ‘미망인’과 ‘올라오다’ 2건이다.

미망인이라는 단어의 유래는 중국 공자(孔子)가 지은 역사서 ‘춘추’의 대표적인 주석서 ‘춘추좌씨전’의 ‘장공편(莊公篇)’과 ‘성공편(成公篇)’에서 찾을 수 있다. 세부 상황은 다르지만, 남편을 일찍 여읜 여인들이 자신을 낮춰 미망인이라고 표현한다.

미망인은 한자 아닐 미, 잃을 망, 사람 인을 사용한다. 이번 수정 전까지 표준국어대사전은 미망인을 ‘아직 따라 죽지 못한 사람이란 뜻으로, 남편이 죽고 홀로 남은 여자를 이르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일부 여성 단체는 “이 단어에는 남편이 죽으면 아내가 따라 죽어야 한다는 시대착오적이고 가부장적인 의미가 내재해 있다”며 불쾌함을 표시했다.

개정 후에는 ‘남편을 여읜 여자’로 뜻풀이가 바뀌었으며, 각주에는 ‘아직 따라 죽지 못한 사람이라는 뜻으로, 다른 사람이 당사자를 미망인이라고 부르는 것은 실례가 된다’는 설명이 붙었다.

동사 올라오다는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오다’ ‘흐름을 거슬러 위쪽으로 향하여 오다’ 등 기존 뜻에 ‘컴퓨터 통신망이나 인터넷 게시판 따위에 글이 게시되다’라는 뜻풀이가 추가됐다.

새로 표준어로 인정된 단어는 ‘기다래지다’ ‘이보십시오’ ‘개사’와 접두사 ‘기’ 등이 있다.

기다래지다는 ‘기다랗게 되다’를 뜻하는 동사로, 개정 이후 ‘거짓말을 한 피노키오의 코가 기다래졌다’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

또 상대방을 부를 때 사용하는 이보십시오가 표제어로 등록되면서 ‘이보세요’ ‘이보쇼’ ‘이보시게’ ‘이봅시오’ ‘이봐요’ 등도 함께 표준어가 됐으며, ‘그것이 이미 된’ ‘그것을 이미 한’ 이라는 뜻을 더하는 접두사 ‘기’와 ‘노랫말을 고치거나 다시 짓다’라는 뜻의 개사도 표준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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