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자문화지도협회(Electronic Cultural Atlas Initiative, ECAI) 공동연구회가 ‘문화유산: 수집, 보존, 정보전파’를 주제로 중국 상해의 복단대학에서 개최됐다(앞줄 맨 왼쪽이 진월스님). (사진제공: 진월스님)

진월스님(동국대 선학과 교수)

전자문화지도협회(Electronic Cultural Atlas Initiative, ECAI) 공동연구회가 ‘문화유산: 수집, 보존, 정보전파’를 주제로 중국 상해의 복단대학에서 5월 31일부터 6월 1일까지 개최되었다.

미국 중국 인도 호주 러시아 스리랑카 몽고 등 9개국의 지리학ㆍ역사학ㆍ고고학ㆍ고전학 등 인문학과 전자 정보기술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한 이번 전자문화지도작성기획 공동연구회에 한국에서는 필자가 참석하였는데 그 견문을 나누고자 한다.

회의 내용은 우선 그동안 각국의 독자적 작업진행 상황 정보의 공유와 향후의 공동연구계획을 논의한 것이다. 개회에 즈음하여 복단대학 도서관장 제지안시옹 교수는 전자문화지도 관련연구사업으로 중국 교육부와 관련 정부 인사들로부터 높은 평가와 그 분야의 주도적 역할의 주문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하며, 향후 가장 중요한 연구개발분야임을 강조하였다.

랭카스터 버클리대학 명예교수는 중국의 불교와 회교 등 종교유적지들의 시대적 분포를 나타낸 시연을 통하여 기존의 상식을 초월하는 다양한 역사적 변천 사실을 보여주었다.

홍콩대학의 켄더딘 여사는 문화지도 내용으로 가상현실의 입체적 시연이 있었는데 이는 홍콩대학의 야심적 프로젝트로서 현재 놀라운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라이벡 위스컨신대학 교수는 지리정보체계(GIS)에 대하여 그의 작업을 보고했고, 웹스터 홍콩대학 교수는 문헌자료에 대한 전산화 내용을 공유했다.

타프스 대학의 크랜 교수는 희랍어와 라틴어 등 고전어 문헌 자료의 정보체계를 통해 언어문화의 시대와 지리적 경과를 설명했으며, 인도 고고학연구소의 듀라이스와미씨는 발굴된 문화재들의 전산화와 체계화에 대하여 설명했고, 대만 법고연구원의 빙겐하이머 씨는 불전과 대만 불교사원자료들의 전산화과정을 소개했다.
시드니 대학의 에반스 박사는 캄보디아 앙콜와트지역의 문화유산 연구상황을 공유했고, 구나와데나 씨와 반치코바 여사는 스리랑카와 몽고의 불교문화유적의 역사지리적 내용을 보고하였다.

필자는 불교와 선법 동전 등 고대 문화교류의 해로 및 주변 상황에 대한 연구를 제안하였고, 향후 3년에 걸쳐 공동연구를 진행하기로 합의하였다.

이를 통해 그동안 실크로드의 육로를 중심으로 한 연구경향에서 남방 해로에 대한 연구로 그 연구영역을 확장하여 다각적인 고찰과 조명으로 보다 종합적인 유라시아 문화교류와 불교 전파과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경우를 보면, <삼국유사>에서 허황후로 알려진 가락국 수로왕 부인이 인도출신으로서 해로로 김해지구에 도착하였다는 기록과, 신라 혜초스님의 <왕오천축국전>에 보이는 순례 및 백제 겸익 스님의 인도 율장 수집과 번역 등은 물론, 남인도의 보리달마가 중국 남부에 도착하여 선법을 전하고 중국선종의 초조로 존중되어왔으며 그 선법을 신라의 도의가 전해옴으로서 한국의 대표적 선종인 조계종의 종조로 인식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불교와 선법이 인도로부터 해로로 동남아 제국을 거쳐 중국과 한국에 전파 유통되었던 역사 문화적 연구를 관련국 전문가들과 공동연구를 통해 심화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카이는 1997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 버클리대학의 랭카스터 교수의 주도로 시작되었고, 현재 세계적으로 유수한 대학의 도서관과 관련 연구소 및 대영박물관 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역사지리 문화적 정보를 전자화하여 세계적인 문화와 교육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이를테면 세계적으로 주목되는 돈황유물 등 희귀본들의 전산화를 통한 학술 문화 연구의 기회를 확장하고, 산스크리트와 팔리어를 포함하여 한문과 티베트어의 방대한 경전자료들을 전산화하여 보급함으로서 불교문화 연구에 효율성과 가능성을 제고하였다.

한국에도 동국대를 포함하여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한국학중앙연구원 등 여러 관련기관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각종 문헌과 문화재의 전산화 작업 및 전자도서관 관련 연구도 진행하여왔다. 금년 10월 20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코엑스 컨퍼런스센터에서 카이스트와 복합매체가상체계(VSMM) 협찬으로 ‘문화유산과 정보의 가상체계 사용의 계발’이란 주제로 이카이국제회의가 개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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