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7일간의 아시아순방을 마치고 12월 2일 방글라데시에서 바티칸으로 귀환하는 전용기 안에서 로힝야족 난민에 관해 언급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2017.12.2
프란치스코 교황이 7일간의 아시아순방을 마치고 12월 2일 방글라데시에서 바티칸으로 귀환하는 전용기 안에서 로힝야족 난민에 관해 언급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2017.12.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글라데시 순방 기간 로힝야족 난민들과 만난 자리에서 “눈물이 나왔다”고 밝혔다.

2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교황은 미얀마·방글라데시 순방을 마치고 이날 로마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난민 생활에 지친 이슬람계 소수민족 로힝야족과의 만남을 이같이 전했다.

교황은 로힝야족 난민들을 만나는 자리에서 “나는 눈물을 흘렸다. 나는 (눈물이) 보이지 않도록 노력했다. 그들도 울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스스로 ‘그들에게 한마디도 하지 않고서는 떠날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지난 1일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 미사를 마치고, 콕스 바자르의 난민캠프로 이동해 로힝야족 난민 16명을 만났다. 그는 “오늘날 신의 존재는 ‘로힝야’라고도 불린다”며 “이들을 박해한 모든 사람을 대신해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앞서 방문한 미얀마에선 지난 8월말 발생한 로힝야족 사태로 민족 간 분쟁과 갈등이 극도로 심화돼, 로힝야라는 명칭 사용을 사실상 금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교황도 로힝야라는 언급을 피한 바 있다. 로힝야족 난민 대다수가 있는 방글라데시 순방 기간에서야 처음으로 로힝야족 난민을 만나고 그들에 대해 언급했다.

로힝야족 사태는 지난 8월 25일 미얀마 라카인주에서 로힝야족 반군단체가 미얀마 정부를 상대로 항전을 선포하면서 경찰초소 30여곳을 급습해 시작됐다. 미얀마군은 반군을 소탕한다는 명분으로 대대적인 병력을 투입해 군사작전을 펼쳐 수백명이 죽는 등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미얀마군의 토벌로 약 3개월간 62만명이 넘는 로힝야족 난민이 방글라데시 등 인근 국가로 도피했다.

유엔 안보리는 미얀마 정부를 향해 로힝야족을 대상으로 자행하는 ‘인종 청소’를 즉각 중단할 것과 유엔군 및 구호 단체들의 인도적 지원 협조, 로힝야족의 안전한 이동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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