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26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1.26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26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1.26

수십여 가지 거리음식이 한 장소에
내·외국인 할 것 없이 즐기는 코스
6가지 소스 발라먹는 ‘닭꼬치’

10년 전통 ‘옛날 쌀 떡볶이’
환상의 궁합 ‘치즈 가리비구이’
스테이크·랍스타 등 고급요리도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쌀쌀한 바람이 코끝을 시리게 만드는 초겨울 날씨에 마약 같은 이불 속을 박차고 일어나 집을 떠나와도 후회하지 않고 갈 수 있는 장소가 있다면 어디일까? 기자는 평범함을 떠나 즐거움과 놀라움을 함께 선물 받을 수 있는 이색 먹거리를 찾아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를 찾았다.

명동이라고 하면 보통 쇼핑의 명소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특히 저녁시간에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겐 단순히 쇼핑만을 위한 장소가 아니다. 주말엔 오후 2시 이후부터 평일엔 오후 5시부터 명동거리는 어디선가 나타난 길거리 음식 포장마차들로 새로운 뷔페 거리가 만들어진다.

이날 오후에도 명동 중앙로와 명동성당, 을지로 입구를 잇는 거리는 수십여 가지의 포장마차들의 음식을 맛보려는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음식 포장마차들 사이로 중간 중간 옷과 인형, 악세서리를 판매하는 상인들도 보였지만 고소한 음식 냄새를 풍기며 행인의 발걸음을 붙잡는 음식 포장마차는 압도적으로 많아 보였다.

그만큼 다양하고 특색 있는 음식들이 즐비하게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었고 눈, 코, 입, 귀를 모두 자극하는 길거리 음식들은 남녀노소, 내·외국인을 가리지 않고 즐거움을 주는 듯 보였다.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26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판매되는 닭고기 케밥.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1.26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26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판매되는 닭고기 케밥.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1.26

명동거리에서 판매되는 음식은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많다. 거리 음식의 대표 주자이자 분식의 왕으로 꼽히는 떡볶이부터 어묵, 수제 핫바, 감자튀김, 새우튀김, 꽃게튀김, 회오리감자, 꼬마김밥, 타코야키, 핫도그, 크레페, 닭고기 케밥, 닭강정, 계란빵, 붕어빵, 딸기모찌, 닭꼬치, 떡치즈구이 꼬치, 떡갈비 완자 꼬치, 소시지 꼬치를 만날 수 있다.

또 이뿐 아니라 가리비 치즈 버터구이, 관자구이, 왕새우구이, 스테이크, 랍스타 구이 등 고급 요리도 맛볼 수 있다. 심지어 즉석 짜장면과 즉석에서 짜낸 레몬·석류주스도 접할 수 있다.

버스를 타고 이동해 롯데영플라자 앞에서 내리면 보이는 명동거리 골목에는 가장 먼저 ‘박효신 닭꼬치구이’가 관광객을 맞는다. ‘박효신 닭꼬치구이’는 꼬치구이의 맛을 6가지 소스를 통해 한 층 다양화했다. 사람들은 저마다 취향에 따라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닭다리 살 위에 원하는 소스를 발라 먹을 수 있다. 폭립맛, 바비큐맛, 데리야끼맛, 칠리맛, 원자폭탄맛, 핵폭탄맛 등 6가지 소스로는 맵기도 조절할 수 있다.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26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의 ‘박효신 닭꼬치구이’포장마차.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1.26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26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의 ‘박효신 닭꼬치구이’포장마차.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1.26

그 다음으로 만날 수 있는 음식은 겨울철 얼어붙은 몸을 녹일 수 있는 따끈따끈한 계란빵이다. 길거리 음식의 대명사 계란빵은 명동 길거리음식에서 빠질 수 없는 또 하나의 명물이다. 잘 익혀진 계란빵은 겉으로 봐선 여느 빵과 다를 바 없지만 속은 순수한 계란으로 꽉 차 계란 특유의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아무리 추운 날씨에도 식지 않은 뜨거운 속을 지니고 있어서 먹을 때 항상 조심해서 먹어야 한다.

길거리 음식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분식이고 그 분식 중에서도 떡볶이가 1순위일 것이다. 명동에서도 떡볶이의 인기는 다른 음식에 비해 전혀 손색이 없었다. 쫄깃한 떡과 매콤한 양념이 어우러진 맛은 가장 고전적이면서도 결코 다른 음식이 흉내 낼 수 없는 떡볶이의 고유의 매력이기도 하다. 10년 넘게 튀김과 떡볶이를 팔고 있는 ‘명동옛날쌀떡볶이’는 사골국물에 고추장을 풀어 떡볶이를 만드는 곳으로 알려졌는데 이런 이유에서인지 떡볶이 국물에서 구수하고 칼칼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26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판매되는 떡갈비 소시지 꼬치.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1.26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26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판매되는 떡갈비 소시지 꼬치.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1.26

달달한 향기가 멀리서부터 풍기며 지나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붙잡는 또 하나의 길거리 음식이 있으니 바로 새우버터구이가 그 주인공이다. 길거리 음식점 주인장은 탱글탱글한 새우를 꼬치에 끼워 뜨겁게 달아오른 철판 위에 올려두고는 사정없이 있는 힘껏 누르며 새우를 굽는다. ‘치익~’하는 소리와 함께 구워지는 새우를 보고 있으면 빨리 먹고 싶은 인내심을 참기 어려워진다. 톡톡 씹히는 맛이 제격인 새우는 버터의 향이 더해지면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을 준다.

흔한 길거리 음식이지만 명동거리에서 만나면 또 다른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게 해 닭강정도 명동길거리 음식에서 빠질 수 없는 메뉴다. 매콤달콤한 소스에 버무려진 닭강정과 함께 어우러진 쫄깃쫄깃한 맛의 떡은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며 입을 즐겁게 한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싶다면 야끼소바를 추천한다. 쫄깃한 가락국수 면발에 각종 야채를 곁들여 소스를 넣고 볶아내면 김이 모락모락 김이 나는 야끼소바가 완성된다. 주인장이 넉넉한 인심까지 넣어 한 사발 가득 담아주면 한 끼 식사는 해결이다.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26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판매되는 랍스터 구이.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1.26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26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판매되는 랍스타 구이.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1.26

양배추 오믈렛도 인기다. 동글한 계란 노른자가 살아있는 달걀 프라이가 오믈렛 위에 올려져 길을 지나는 이들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오믈렛 속에는 싱싱한 양배추가 가득 들어있어 신선함을 느낄 수 있고 또 새콤달콤한 양파와 겨자소스가 조화를 이루며 또 하나의 입 속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한 떡치즈구이꼬치 또한 명동에서 그냥 지나치면 섭섭한 길거리 음식이다. 특히 치즈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더욱 추천하는 음식이다. 소스로는 연유가 뿌려지는데 달기만 할 것 같다는 생각과는 달리 치즈와 떡 모두에 조화로운 맛을 느끼게 한다.

떡갈비 소시지 꼬치는 특히 중국인에게 인기가 많았다.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떡갈비와 따뜻하게 데워진 소시지는 ‘찰떡궁합’의 맛을 선사한다.

명동거리에서는 고급레스토랑에서만 맛볼 수 있을 것 같은 스테이크도 만날 수 있다. 즉석에서 불로 구워주는 스테이크는 쫄깃하면서도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더구나 스테이크와 함께 나오는 담백한 숙주나물 무침도 일품이다. 스테이크와 함께 맛볼 수 있는 고급요리가 있다면 바로 랍스타 구이가 있다. 랍스타 구이는 익어가는 모습에서부터 군침을 돌게 만든다. 모차렐라 치즈가 듬뿍 올라가 고소한 맛도 느낄 수 있다.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26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판매되는 스테이크.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1.26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26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판매되는 스테이크.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1.26

치즈와 해산물이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는 치즈가리비구이는 해산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맛보길 추천하는 음식이다. 쫄깃한 조갯살 위로 담백한 치즈가 잔득 얹어져 스르르 녹아 있는 모습을 보면 쉽사리 발걸음을 떼기 어렵다.

비록 날씨가 점점 추워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집에만 있을 것이 아니라 새로운 맛을 찾아 명동거리로 ‘맛’ 탐험을 떠나는 것은 어떨까. 마음이 또 다시 그곳을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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